송영길 “정, 노 장례식도 못 가”…정 “허위사실 유포, 사과하라”
지지층 분화 속 전당대회 앞두고 ‘올드 민주당’ 표심 호소 해석
“정책 선거는 없고 20년 전 이야기” 비판…의총서도 ‘과열’ 우려
“노 대통령 서거 때 봉하 갔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8·17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때아닌 적통 논쟁이 벌어졌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연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자신이 민주당 적통이라고 강조하자 송영길 의원은 “정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등졌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자신이 김대중 키즈임을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갈등이 철 지난 적통 논쟁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한심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권 주자인 송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 <전격 인터뷰>에 출연해 ‘정 전 대표가 친노무현계 정통성을 부각한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정 대표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 전 대표가) 김 총리를 공격하려고 노무현 적통 이런 걸 따지면, 다른 분은 몰라도 적어도 정 후보는 그렇게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대표가 2002년 대선 때 김 총리가 민주당을 탈당해 노무현 후보가 아닌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를 지지한 이력을 겨냥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송 의원의 주장은 100% 허위사실 유포”라며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정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 서거날 중국에 있다 다음날 아침 봉하마을에 갔다”며 “(사과하지 않으면) 제 명예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자신이 “노무현 키즈”임을 강조한 정 전 대표는 지난 24일 당대표직을 사퇴한 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뿌리”라며 범진보 통합과 연대를 주장하는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김 총리도 지난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김대중정치학교 워크숍 특강에서 “저는 김대중 키즈”라며 민주당 적통성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주당 적통성을 김민석만큼 갖고 있는 사람이 또 어디 있나”라며 김 총리를 측면 지원했다.
당권 주자들의 적통 논쟁은 민주당 지지층이 올드민주당(전통 지지층)과 뉴이재명 지지층으로 분열하는 가운데 오래된 지지층 표심에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집권 2년차를 맞은 다수 여당의 대표 선거가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들을 끌어오는 적통 논쟁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정책 선거는 온데간데없고 20년 지난 이야기를 가지고 당대표 선거를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분열의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니 누가 이기든 결말이 안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국민 삶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할지 비전 경쟁을 해야 하는데, 이런 갈등 구조가 본인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니 재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전당대회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원총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어려운 때일수록 당이 중심을 잡아야지 각자 유튜브에 나와서 떠들면 안 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말을 절제해서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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