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박근혜 사저 예방
鄭 “건강 악화에도 地選 유세 강행
지원에 감사의 뜻 전하려 방문”
일부 “포스트 장동혁 체제 시동”
보수 재건 구심점 역할 자처 해석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19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원내사령탑인 정점식 원내대표가 이달 열리는 국회의원 연찬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6·3지방선거에서 진영 결집을 이끌어내며 보수의 ‘어른’으로서 한 번 더 존재감을 각인시킨 박 전 대통령이 지선 이후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할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9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27일부터 1박 2일 열리는 국회의원 연찬회에 직접 참석해 주시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드렸고 우리 당이 나아갈 바에 대해 좋은 말씀 주시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와 같은 초청에 “검토해 보고 조만간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답했다고 정 원내대표는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이 이뤄진다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앞에서 당의 진로와 보수의 방향을 공개적으로 하는 자리는 2017년 탄핵 이후 처음이다.
연찬회는 단순한 친목 행사가 아닌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모여 정국 대응과 당의 전략을 논의하는 공식 정치행사로 전직 대통령께 “당이 나아갈 바를 말씀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상 보수 원로이자 당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방문 취지를 두고 지난 6·3지방선거 지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실제 충청지역 방문 하루 전날 넘어지셔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음에도 강한 진통제를 복용하면서까지 지원 유세를 강행해 주셨고 이 여파로 건강이 크게 악화되셨다”면서 “보수가 허물어져 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조금이라도 내가 보태면 우리 당이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끝까지 지원해 주셨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께서 우리 당만이 희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당의 화합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강조한 ‘화합’의 메시지가 실제 당 운영과 리더십 재편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될지는 미지수이나 지지층 등 당심에선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참석을 전제로 연찬회에서 나올 발언 수위에 따라 당내 역학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상징적’인 메시지를 넘어 구체적인 당내 갈등 해소와 리더십 정비에 보수 재건의 성패가 달려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포스트 장동혁’ 보수 재편의 정치적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번 정 원내대표의 행보가 조기 전대를 위한 시동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강성 지지층에 소구력을 가진 장동혁 대표와 다른 노선을 선택하며 보수 재건의 구심점으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선출 이후 처음으로 예방한 정 원내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나온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첫 검사장 인사에서 승진했고 같은 해 9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테스크포스(TF)가 가동되면서 팀장을 맡았으며 해산될 때까지 헌법재판소 정당해산심판에서 정부 측 대리인 역할을 수행한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그 일화를 소개해 주시면서 심지가 굉장히 굳고 안보관이 투철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하시며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 원내대표를 두고 보수의 핵심 가치인 '안보관'을 평가한 것이다. 이는 단순 덕담을 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정 원내대표는 다만 이날 취재진의 당 현안 관련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취재진이 국민의힘이 처한 이른바 '정서적 분당' 사태를 언급하며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조기 전대가 필요하다는 분도 있고 아니라는 분도 있는 등 당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그 문제에 대해 지금 이 자리에서 제가 답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달성군을 지역구로 둔 이진숙 의원의 최근 '5·18 민주화운동 재조명 포럼' 참석 논란에 대해서도 답변을 피하며 자리를 급히 떠났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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