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중대범죄 수사 시작…사건 이관·수사 공백 최소화가 과제
▲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청사. 경북일보 DB
78년간 이어진 검찰 중심의 형사사법 체계가 막을 내리면서 대구·경북의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할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이 2일 문을 열었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넘겨받은 새로운 수사기관이 출범했지만, 첫날부터 인력과 청사 정비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미완의 출범’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중수청은 이날 대구 남구 대명동 남산빌딩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대구·경북에서 발생하는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왜곡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다.
문제는 조직의 외형과 달리 실제 수사를 뒷받침할 기반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구중수청이 들어선 청사는 일부 층에서 공사가 이어졌고, 사무공간과 책상 등 집기 배치도 출범 당일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찾은 직원들이 새 사무실에 적응하는 한편 집기류가 계속 반입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대구중수청의 정원은 223명이지만, 출범과 함께 배치된 인력은 146명으로 정원의 65.5% 수준이다. 부족한 인력은 경력채용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보강할 예정이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역시 단계적으로 가동된다. 출범일에는 중대범죄 사건의 이첩·접수·배당 등 필수 기능을 우선 가동하고, 사건처리 등 나머지 기능은 12월 초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사 현장에서는 사건 공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기존 검찰이 직접 수사하던 사건 상당수가 새로운 체계에 맞춰 이관되는 가운데 중수청의 조직과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경제범죄처럼 사건 발생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수사가 시작되는 사건은 수사 지연이 공소시효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구중수청의 성패는 조직을 얼마나 빨리 안정시키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검찰이 담당하던 수사 기능을 넘겨받은 만큼 전문 수사인력 확보와 사건 이관 과정에서의 공백 최소화, 공소청과의 협업체계 구축이 초기 과제로 꼽힌다.
특히 대구·경북은 제조업과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어 경제·기업범죄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새로운 수사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작동할지가 관건이다.
이 가운데 대구중수청을 이끌 초대 청장에는 검사 출신 홍종희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감사가 임용됐다. 홍 청장은 사법연수원 29기로 대구지검 형사2부장, 인천지검 2차장검사, 서울고검 차장검사,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이날 대구에서는 중수청뿐만 아니라 기존 대구고검과 대구지검을 전환한 대구광역공소청과 대구지방공소청도 업무를 시작했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함께 담당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중대범죄 수사는 중수청이 맡고, 공소 제기와 유지는 공소청이 담당하는 방식이다. 대구광역공소청은 기존 대구고검의 기능을, 대구지방공소청은 기존 대구지검의 공소 유지 등 기능을 이어받는다.
대구는 제도 시행에 앞서 새로운 공소청 체계를 시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11일까지 서울북부지검·마산지청·논산지청과 함께 공소청 운영모델 시범 운영에 참여했다.
주민철 대구광역공소청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머릿속으로 그렸던 제도의 모습과 실제 운영되는 상황이 어떻게 일치할지, 어떤 문제점이 생길지는 지금 가늠하기 어렵다”며 “부당하게 기소되거나 부당하게 수사를 받는 부분을 잘 통제해 인권 보호 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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