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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성윤의 에듀톡톡] AI 시대, '입시'를 '입학전형'으로 옮겨야 하는 까...

AI 시대의 평가를 보면 이미 글로벌 기업체나 대학에서는 텍스트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각적, 청각적... 셋째, AI 인재양성 정책의 무게중심을 대학에서 K-12로 옮겨야 한다. 혁신 학·석·박사 패스트트랙도 중요하지만...

[정성윤의 에듀톡톡] AI 시대, '입시'를 '입학전형'으로 옮겨야 하는 까...

정성윤 에듀리프트 부대표

IB 프로그램이 보여 준 평가 방법의 개선과 벤치마킹

[1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이다. IB는 초등 PYP(Primary Years Programme), 중등 MYP(Middle Years Programme), 고등 DP(Diploma Programme)로 이어지는 K-12 전체를 아우르는 교육과정 프레임워크다.

IB의 핵심은 교육과정에서 형성평가와 총괄평가를 정합시키는 체계적인 평가틀에 있다. 이해중심교육과정이나 개념기반교육과정에서 주로 다루는 백워드 설계(backward design) 방식으로 학생이 진정한 이해에 도달하도록 교육목표부터 평가, 수업 순으로 거꾸로 설계하며, 모든 과제와 시험은 학생 스스로 조사, 연구, 분석, 도출한 결과를 발표하고 서술하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주로 이루어진다.

IB의 가장 큰 특징은 정답 찾기보다 문제 해결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IB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점수가 일반 교육과정 학생보다 평균 3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행학습이 불가능하고, 사교육으로 성과를 낼 수 없는 IB의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정한 주제로 지식을 쌓아나가기 때문에 모두가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고, 이 과정 자체가 유의미한 아카이브로 축적된다.

IB가 AP 못지않게 미국의 주요 대학입학사정관제에서도 유의미한 족적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다. IB DP 이수자는 전 세계 명문대학 입학에서 높은 인정을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대학교는 IB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약대와 수의대의 지역균형 선발 인원 중 일부를 수능 최저 없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도교육청과 서울대는 IB교육의 정착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교원양성과 교육과정 개선에 협력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의 IB 확산과 대학의 IBEC: 평가 진화의 생태계

2025년 기준 전국 13개 시도교육청이 IB를 도입했다. 대구와 제주는 초중고 연계 벨트를 완성하며 선도 모델을 구축했고,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초중학교 월드스쿨 인증에 이어 2026년에는 신규 IB 관심학교로 초중고 총 10개교를 선정했다.

경기도도 2025년 9월 기준 인증학교 11개교, 후보학교 42개교, 관심학교 244개교 등 총 297개교가 IB 프로그램을 운영 또는 준비 중이다. 대구 제주가 IB를 공식적으로 시작한 이래 경기도, 서울 , 전북 등 크게 늘어난 학교 수가 보여주듯, 일선 학교 현장의 평가 변화에 대한 갈증은 실재하고 있다.

더욱 주목할 것은 대학의 움직임이다. IBEC 과정(IB교사자격취득과정)은 교육학 석사학위와 IBEC 1년 과정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과정으로, PYP·MYP·DP 그리고 리더십(LP)과정까지 전 과정을 아우른다.

대구교대와 제주대, 경북대를 필두로 2025년도에는 전주교대, 서울교대, 경기교대, 공주교사대, 한국교원대학교 등 많은 국립교사대들이 IBO로부터 IBEC(국제바칼로레아 교육자 자격증) 기관 인증을 받았고 2021년 남서울대와 인하대, 한동대 등 여러 사립대들도 IBEC 인증을 획득했다.

2026년 3월 현재, 전북대학교도 전북도교육청과 협력하여 IBEC MYP와 DP과정을 인증 준비 중이다. 이처럼 대학이 IB 교사자격과정을 도입한다는 것은, 글로벌 교사전문성이 교원양성 및 교사 보수교육까지 전파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교육청의 학교중심적 IB 프로그램 확산은 대학의 입학전형에도 새로운 글로벌 마일스톤을 세울 뿐 아니라, 2022 국가교육과정이 지향하는 학생주도성, 개념중심 탐구 학습, 과정 중심 평가에도 정확히 부합된다.

부연하면 IB를 도입한다는 것은 국가교육과정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IB 프레임워크에 따라 국가교육과정에 기반해 학교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교사의 교육과정 문해력과 평가 전문성이 비약적으로 성장 될 수 있음을 뜻한다. IB는 목적이 아니라 방법과 벤치마킹의 대상일 뿐 본 바탕은 국가교육과정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IB 등 글로벌 교육과정에서 얻는 입학전형 진화의 세 가지 과제

첫째, 학교 평가를 ‘과정 기록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필평가 결과와 세특 기록만으로는 학생의 성장 과정을 보여줄 수 없다. 수업 속에서 어떤 질문을 했고, 어떤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그것이 어떻게 내재화되었는지를 기록할 수 있는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현재 학교 수행평가가 프로젝트 타입으로 이뤄지고 논구술이나 논서술 평가를 중심으로 나아감에 있어 글로벌 선진국가의 수행평가 모델이나 IB의 준거기반 평가와 채점 모델 및 평가원칙은 아주 유용한 구체적인 참조점이 될 수 있다.

교육과정과 평가가 개별 역량의 발달에 무게추를 놓는다면, 이러한 정보들을 충분히 벤치마킹 할 수 있어야 우리도 실행모델로서 평가의 과정기록시스템으로서 유의미한 아카이브를 축적할 수 있다.

둘째, 교사의 평가 전문성을 혁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AI 시대의 평가를 보면 이미 글로벌 기업체나 대학에서는 텍스트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각적, 청각적, 운동적, 촉각적으로 멀티모달(Multimodal) 하게 전달되고 성과로 도달시키려 애쓰고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이런 다양한 접근과 시도로 학생들의 지식과 역량을 고루 평가하려면 교사가 가르치려는 수업맥락에 맞게 단원을 설계하고 해석하며 학생들에게 맞는 피드백을 써서 목표하는 단계로 도달시켜야 하는 매우 전문적 행위가 된다.

교육부가 발표한 ‘핵심·선도교원 3,000명 양성과 1인 1고교 전담 배치’가 실질적인 평가 전문성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앞서 언급한 예로 각 시도 대학들의 IBEC 과정 설치·확충은 교원양성 체계 자체가 평가 혁신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다.

셋째, AI 인재양성 정책의 무게중심을 대학에서 K-12로 옮겨야 한다.

혁신 학·석·박사 패스트트랙도 중요하지만, 그 패스트트랙에 올라탈 학생을 누가 길러내는가의 문제다. 창의적 사고, 비판적 분석, 협업 능력, 자기주도적 탐구 — 이 모든 것은 초·중·고등학교의 수업과 평가 속에서 배양된다.

AI를 주도적이고 비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는 대학에서 갑자기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학교가 길러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 대학에 치중된 정책과 예산, 인적 물적 지원이 학교로 좀 더 고루 분산되고 학교 교육과정 개발에 더 쓰여야 한다. AI인재양성은 학교교육에서 먼저 출발되고 길러짐을 명심해야 한다

AI 시대, 저울만 바꿀 것이 아니라 저울에 맞게 올리자

AI 시대의 인재상은 정답을 암기하고 혼자 문제 풀고 맞히는 인지력에 능한 개인이 아니라 질문을 만들고 서로 답할 수 있는 공동체적 인간상이다. 이러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바탕은 정량적 입시가 아닌 수행평가의 질적 전환과 대학의 정성적 입학전형에 더 큰 무게추를 두어야 가능하다.

형식지의 변화와 동시에 교사 평가 전문성의 강화와 교육과정의 수업-평가 일체화라는 암묵지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입시(入試)에서 입학전형(入學鋓衡)으로의 전환은 단순히 정시를 줄이고 수시를 늘리는 비율 조정의 문제가 아닌 저울 위에 올릴 대상의 질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학이 학생을 저울질하려면, 저울 위에 올릴 유의미한 경험의 기록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 기록은 바로 학교의 수업과 평가에서 나온다.

시험 점수만 볼게 아니라 학생의 이야기를, 결과만 참고할게 아니라 과정을, 암기만 치중할게 아니라 탐구를 함께 올려놓을 때, 비로소 입학전형은 입시를 벗어나 ‘인재를 골라 적절한 자리에 배치한다’는 본래 의미를 크게 회복할 수 있다.

AI 기술의 시대이자 역량중심의 핵개인의 시대, 이제 우리도 뽑기같은 집단 등급별 변별을 버리고 학습성과의 증거인 정량, 정성적 서류와 심층 면접이나 논서술평가 같은 역량 평가에 기반하여 선전국처럼 대학이 건학이념과 학습자상에 맞게 학생을 전면 선발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대학은 건학이념에 따른 인재상에 기반하여 역량중심으로 선발하면 될 것이고 학교는 대학 입시‘결과’ 보다 학교교육‘과정’에 충실한 학습자상을 길러내면 될 일이다. <끝>

필자 정성윤은 ...

에듀리프트 부대표이다. 현재 교육부 AI인재양성추진위이면서 전주교대 IBEC와 전북대 글로컬 전담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디지털특위 위원을 역임했다.

[참고 자료]

• 교육부,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 (2023.12.27.)

• 교육부, 「2026년 교육부 업무보고」 (2025.12.12.)

• 교육부, 「수행평가 시 AI 활용 관리 방안」 (2025.12.24.)

• 교육부,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 (2023.2.)

• 경기도교육청, IB 교육 3년 만에 10배 성장 (2025.9.)

• 한국교원대학교 IBEC 기관 인증 (교수신문, 2025.9.9.)

•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IBEC 학위과정 (2021년 국내 최초 DP 인증)

•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IBEC 교육지원 및 IB교육 연구센터

• 제주대학교, IB교육 지원 약대·수의대 학종 선발 발표 (2023.6.23.)

• 미국 입학사정관제 Holistic Admissions 관련: 나무위키 「대학입시/미국」

• PwC경영연구원, 「Paradigm Shift Vol.6: 초개인화 학습의 혁명」 (2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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