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는 수업을, 학생에게는 배움의 길을, 학부모에게는 신뢰를
체험학습 책임제까지 발표하며 ‘책임지는 교육청’ 구상 구체화
정상신 대전시교육감 예비후보.(사진=이현식 기자)
정상신 대전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제17호 정책공약으로 ‘체험학습 교육청 책임제’를 4일 발표하면서, 그동안 내놓은 1호부터 17호까지의 공약이 하나의 정책 흐름으로 정리되고 있다.
정상신 예비후보의 공약은 단순히 새로운 제도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약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은 학교 현장에 과도하게 떠넘겨진 책임을 교육청이 다시 떠안고, 교사는 교육에 집중하며, 학생은 각자의 상황과 재능에 맞는 배움을 보장받게 하겠다는 데 있다.
정 예비후보가 발표한 제17호 공약 ‘체험학습 교육청 책임제’는 이러한 정책 기조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 개인이 민·형사상 책임과 민원 부담을 떠안는 현실을 바꾸고, 교육청이 법률·보험·행정 대응의 주체가 되겠다는 내용이다.
정상신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정책공약 17호 정책공약' 카드뉴스.(편집=AI, 이현식 기자)
그는 “선생님은 교육만 하십시오, 책임은 교육청이 집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체험학습이 위축되는 현실을 ‘교육의 후퇴’로 규정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공약은 앞서 발표된 ‘교육행정 혁신부 설치’, ‘학생맞춤통합지원’, ‘교사든든위원회’와도 맞닿아 있다. 교육청이 행정 업무를 직접 맡고, 위기 학생 지원의 복잡한 연계 절차를 전담하며, 악성 민원과 법적 분쟁에서 교사를 보호하겠다는 구상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한다. 학교와 교사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던 구조를 바꾸고, 공교육의 책임 주체를 다시 교육청으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정상신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정책공약 1호~6호 핵심 정리' 카드뉴스.(편집=AI, 이현식 기자)
정상신 예비후보의 공약은 크게 네 축으로 나뉜다.
첫째는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 회복이다. 제8호 ‘교육행정 혁신부’는 공문서 총량 감축, 기간제 교사 채용, 호봉 관리, 에듀테크 심의, 늘봄·방과후 운영 지원 등 학교 행정 업무를 교육청이 대행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제14호 ‘교사든든위원회’는 민원과 고충 대응을 교육청 직속 위원회가 맡도록 해 교사가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여기에 제17호 체험학습 책임제가 더해지면서, 정상신표 교권 보호 정책은 행정·민원·법률·안전 영역으로 확장됐다.
둘째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놓치지 않는 맞춤형 지원이다. 제6호 ‘대전꿈돌이 교육바우처’는 취약계층 학생에게 초등 월 30만 원, 중·고등 월 50만 원 규모의 교육 전용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이 아니라 도서 구입, 학원 수강, 온라인 강의, 진로 체험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상담교사와의 정기 상담을 통해 성장 과정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교육복지와 학습 관리를 결합한 모델이다.
정상신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정책공약 7호~12호 핵심 정리' 카드뉴스.(편집=AI, 이현식 기자)
제9호 ‘대전형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위기 학생 발굴 이후의 사례 관리, 예산 집행, 의료·복지 연계를 교육청 산하 센터가 책임지는 구조다. 학교는 학생을 발견하고 의뢰하는 데 집중하고, 복잡한 행정과 기관 연계는 교육청이 맡는다. 제10호 특수교육 관련 공약은 자폐성 장애, 경계선 지능 학생 등 기존 체계에서 충분히 지원받지 못했던 학생들을 위해 생애 맞춤형 통합학교와 특화학교를 제시했다. 이는 교육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학생의 발달 단계에 맞춘 연속적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있다.
셋째는 미래교육과 진로·학력 책임 강화다. 제1호 ‘대전헌법시민교육연구원’ 설립 공약은 헌법 가치와 민주시민교육을 체계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제7호 ‘미래 성장 주식통장’은 고교생에게 실제 금융 실습 경험을 제공해 금융 문해력과 경제 감각을 기르겠다는 구상이다. 제13호 ‘진학과 진로를 책임지는 대전교육’은 대전진로융합교육원을 단순 체험 기관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진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지역 산업·대학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정상신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정책공약 13호~17호 핵심 정리' 카드뉴스.(편집=AI, 이현식 기자)
제15호 ‘대전형 책임학력 5대 공약’은 기초학력 진단, AI 맞춤형 학습, STEM 특화, 교실 질서 회복, 사교육비 경감 등을 묶어 공교육의 실력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다. 특히 정상신 예비후보는 학력 문제를 경쟁 강화의 관점이 아니라 “공정한 출발선과 확실한 책임교육”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학생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은 학교가 책임지며, 우수한 학생에게는 더 넓은 도전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넷째는 지역과 함께하는 교육 생태계 구축이다. 제3호 ‘2027 유성교육청 신설’과 행정구별 자치교육청 구상은 대전의 지역별 교육 수요 차이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 개편안이다. 유성·신탄진 등 변화가 큰 지역의 교육 지원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5개 자치구별 특성에 맞는 교육행정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제4호 ‘대전 온마을365 돌봄’은 방학과 야간까지 공백 없는 돌봄을 제공하는 대전형 공동육아 모델이다. 제5호 ‘대전 맘 미래교육 강사단’은 경력단절 여성과 학부모를 미래교육 강사로 양성해 학교와 지역을 잇는 방식이다. 제11호 ‘대전형 특성화 중학교’와 제12호 ‘공립 대안학교 3교 신설’은 학생의 선택권과 지역 균형 발전을 동시에 고려한 공약이다. 원도심 소규모 학교를 특성화 모델로 전환하거나, 학교 밖 청소년을 공교육의 책임 안으로 다시 끌어들이겠다는 점에서 교육을 지역 재생의 기반으로 보려는 시각이 드러난다.
제16호 ‘대전형 유아교육 골든플랜 3·10’은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공약이다. 3년 안에 사립유치원 운영비를 공립 수준으로 지원하고, 10년 안에 공·사립 원아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유보통합 과정에서 사립유치원의 현실과 학부모의 부담, 원아의 교육권을 함께 고려하겠다는 점에서 갈등 관리형 정책으로도 읽힌다.
정상신 대전시교육감 예비후보.(사진=정상신 예비후보)
정상신 예비후보의 17대 공약을 종합하면, 그는 대전교육의 문제를 ‘현장의 피로 누적’에서 찾고 있다. 교사는 행정과 민원, 법적 책임에 지쳐 있고, 학부모는 돌봄과 사교육비 부담에 눌려 있으며, 학생은 학력·진로·정서·장애·가정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이 문제를 학교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교육청이 제도와 예산, 전문 인력, 행정 시스템을 통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의 공약에는 교육 현장을 오래 경험한 인물의 문제의식이 묻어난다. 영어교사, 교감, 교장, 장학사, 교육정책 연구·심의 활동을 거친 이력은 공약의 언어를 비교적 현장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 “교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서는 안 된다”는 체험학습 책임제의 메시지는 행정 문구라기보다 학교 현장의 실제 두려움을 반영한 표현에 가깝다.
물론 공약의 규모가 크고 예산이 수백억 원에서 1천억 원대에 이르는 사업도 적지 않은 만큼, 향후 재원 조달 방안과 단계별 실행 가능성은 검증이 필요하다. 교육바우처, 특수학교 신설, 공립 대안학교, 유아교육 지원 확대 등은 교육청 단독 추진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지방자치단체, 교육부, 지역사회와의 협력 구조가 중요하다. 또한 교육청 책임 강화가 새로운 행정 비대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직 개편의 실효성도 따져봐야 한다.
정상신 대전시교육감 예비후보.(사진=이현식 기자)
그럼에도 정상신 예비후보의 1호부터 17호까지 공약은 비교적 분명한 방향을 갖고 있다. 교육청이 뒤로 물러서 지시하고 감독하는 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 현장의 부담을 함께 짊어지는 책임 기관이 되겠다는 것이다. 학생에게는 더 넓은 배움의 기회를, 교사에게는 교육에 집중할 권리를, 학부모에게는 안심할 수 있는 공교육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제17호 ‘체험학습 교육청 책임제’는 그 연장선에서 정상신표 대전교육의 핵심 메시지를 압축한다. “교육은 현장에서 이루어지지만, 책임은 시스템이 져야 한다.” 정상신 예비후보가 내놓은 17개 공약의 성패는 결국 이 문장을 실제 대전교육의 제도로 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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