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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부가 직접 뛰어야"…산업정책 코치에서 '플레이어'로 전환 요구

김 선인연구위원에 따르면 주요국은 반도체, 배터리, AI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세제·금융·규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정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산업 경쟁이 단순 기업...

"정부가 직접 뛰어야"…산업정책 코치에서 '플레이어'로 전환 요구

보조금 경쟁 시대…간접지원 넘어 직접 개입 필요

최태원 “제네럴 정책 한계…기업별 ‘핀포인트’ 절실”

김계환 “투자 유도형 보조금”…박복영 “상계관세 전략”

‘산업지원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한 제7회 국회미래산업포럼이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네 번째부터 김기식 국회미래연구원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우원식 국회의장.

글로벌 산업 경쟁이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 대항전’으로 재편되면서 한국의 산업정책 역시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존의 간접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직접 시장에 참여하는 ‘플레이어형 산업정책’으로의 전환 요구가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국회미래산업포럼이 주최하고 국회미래연구원이 주관한 ‘제7회 국회미래산업포럼’이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 심화 속에서 산업지원 정책의 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보조금 정책과 통상 전략의 구조적 전환 필요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산업정책의 귀환…보조금 경쟁이 핵심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계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산업정책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시장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미국·EU·중국 등 주요국이 보조금과 규제, 금융을 결합한 직접 개입형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인연구위원에 따르면 주요국은 반도체, 배터리, AI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세제·금융·규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정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산업 경쟁이 단순 기업 경쟁을 넘어 국가 단위의 정책 경쟁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간접 지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보조금과 조세 지원을 합한 규모가 GDP 대비 약 1% 수준으로 OECD 주요국 평균(약 1.5% 수준)보다 낮고, 직접 보조금 비중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보조금을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 민간 투자 유도 수단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조금·금융·규제를 동시에 설계하는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전략 산업 중심의 선택과 집중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계관세 0건…통상 대응 공백 드러나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복영 경희대 교수는 산업정책과 통상정책의 결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와 함께 보조금 관련 무역구제 조치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전 세계 무역구제 조치는 빠르게 증가했으며, 보조금과 관련된 상계관세 조치가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은 상계관세 제소 사례가 없는 반면, 피소 누적 건수는 263건으로 세계 2위 수준에 이르는 비대칭 구조를 보이고 있다.

박 교수는 이를 산업정책의 소극적 대응 결과로 진단했다. 그는 “보조금 정책은 확대하면서도 이를 방어할 통상 전략은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는 “상계관세를 산업 보호와 협상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무역위원회 직권조사 도입과 전문 인력·예산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산업정책 역할 개별 수요 맞춰야”

이날 포럼에서 가장 강한 메시지는 산업계에서 나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산업정책의 역할 자체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기업이 경쟁의 주체였지만, 지금은 각국 정부가 직접 플레이어로 참여해 투자 유치와 산업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더 이상 코칭이나 보조에 머물지 말고 직접 게임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책 역할의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전 세계 정부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규칙을 바꾸고 직접 투자까지 단행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도 더 이상 코칭이나 보조에 머물지 말고 직접 게임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방식에 대한 의견도 직설적이었다. 최 회장은 “기존의 간접 지원 방식이나 산업 전체를 묶는 ‘제네럴(General)’한 정책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같은 산업 내에서도 기업마다 전략이 다른 만큼, 개별 수요에 맞춘 ‘핀포인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정책을 환경 조성에서 ‘전략 실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로 읽힌다. 정부가 기업과 함께 투자와 전략 설계에 참여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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