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아파트 착공 공사 중인 경기도 일대 전경. 임성영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이 저점을 지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실제 공급 확대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조성 택지 부족으로 공공주택 착공이 연말에 집중되고 있고, 민간 정비사업은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사업성 문제 등으로 추진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착공 증가가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급 회복을 체감하기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4만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착공 물량도 2만1000호로 41% 늘었다. 다만 서울의 착공 물량은 최근 10년간 같은 기간 평균인 3만9000호의 약 54%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공급지표가 개선됐지만 과거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정부는 최근 착공 물량이 저점을 지나 증가하는 흐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이날 주택공급 정례 브리핑에서 “2022년부터 착공과 인허가 물량이 크게 줄면서 입주 물량 부족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공급지표 개선이 향후 입주 물량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착공 실적은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공공주택은 연간 목표 6만2000호 중 1만6200호가 착공돼 달성률이 약 26%에 그쳤다. 민간 정비사업도 9월까지 목표 7만2000호의 23.6%인 1만7000호가 착공됐다.
공공주택 착공이 연말에 집중되는 배경에는 LH의 택지 조성 일정이 있다. 정우진 국토교통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LH는 조성된 택지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그 땅을 조성하면서 집을 짓고 있다”고 했다.
LH가 정부 예산 편성 일정에 맞춰 연초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주택 착공이 하반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민간 정비사업은 특별히 연말에 착공이 몰리는 경향이 없으며, 올해는 사업 일정상 4분기에 물량이 집중됐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LH를 중심으로 한 공공 물량은 목표의 100%에 가깝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민간은 정부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특히 정비사업과 비아파트가 그렇다”고 말했다.
민간 정비사업의 올해 착공 목표는 7만2000가구다. 이 가운데 서울은 3만1000가구로, 정부는 연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경기·인천은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아 착공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비사업 관련 법 개정이 지연되는 점도 변수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 사업시행계획 변경 절차를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사업장은 관련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착공이 수개월씩 늦어질 수 있다.
사업장 내 분쟁도 공급 지연 요인이다. 정부는 정비사업 관련 갈등이 소송으로 이어지면 1심에만 1년 반가량, 2심까지 진행될 경우 4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비사업 전문 중재위원회 도입 등을 담은 법 개정을 추진해 분쟁 해결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정비사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기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13 대책을 통해 이주비 대출 산정 기준을 개선하고 추가 이주비에 대한 주택금융공사 보증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전요섭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평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일부 사례에서는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1억원 넘게 더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이주비에 대해서도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착공 물량이 늘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향후 5년간 입주 예정 물량을 전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 본부장은 “LH 입주 예정 물량은 잠정적인 추세치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입주는 시차가 크고, 특히 아파트는 착공부터 3~4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5년치 입주 물량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내년도 입주 예정 물량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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