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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몽규와 HDC 50년] 미래 승부수 3축 'AI·에너지·라이프'

단순 건설 시공 중심의 기존 성장 모델에서 탈피해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라이프를 3대 핵심 축으로 낙점했다. HDC그룹은 건설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과거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에너지와 레저 부문의 비중을...

[정몽규와 HDC 50년] 미래 승부수 3축 'AI·에너지·라이프'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HDC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출처=HDC]

현대산업개발 회장 초임 시절부터 제 눈에는 건설사의 프로젝트 하나하나가 짓고 빠지는 벤처 사업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방식은 사업의 안정성을 해치고 현금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 확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몽규 회장이 HDC그룹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펴낸 사사 '결정의 순간들'에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최고경영자의 깊은 고뇌와 절박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HDC그룹이 그룹의 미래 50년을 향한 새로운 청사진 설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건설 시공 중심의 기존 성장 모델에서 탈피해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라이프를 3대 핵심 축으로 낙점했다.

HDC그룹은 건설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과거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에너지와 레저 부문의 비중을 높이며 펀더멘털을 강화해 왔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결실을 상징하는 사업장은 천연가스 복합발전 사업을 주도하는 '통영에코파워'다. 총 1조3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는 그룹의 중추를 담당할 미래 친환경 에너지 현금창출원(캐시카우)로 성장 중이다. 2024년 10월 본격적인 상업 가동에 돌입한 이후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매출 8026억원과 영업이익 2631억원을 달성했다. 그룹 지주사인 HDC의 연결기준 매출60% 가량을 책임지는 주력 계열사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익(2486억원)을 웃도는 성적이다.

결과적으로 통영에코파워는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룹 전체의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통영에코파워가 그룹 실적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게임 체인저로 지목되는 이유다. HDC그룹은 총 8만 3000평에 달하는 전체 부지 가운데 발전소 시설을 제외하고 남은 약 3~4만 평의 유휴 부지를 향후 추가적인 인프라 개발에 투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비건설 계열사의 에너지 사업이 본업인 건설 부문의 변동성을 상쇄하는 현금 창출원으로 거듭난 배경에는 정 회장의 선견지명 덕분에 가능했다.

정 회장은 통영에코파워 법인 설립 당시를 돌아보며 이처럼 회고했다.

눈을 들어 시장을 보니 전력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이고 친환경 에너지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이 명확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2013년 5월 경남 통영시에 통영에코파워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발전소 시공에 그치지 않고 운영까지 해서 전력 공급 시장에 진출해보자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마침 통영시에서 발전소를 건립하겠다는 제안이 산업통상자원부의 2013년 6차 전력수급기본게획에 반영되었습니다.

드디어 우리가 원하던 기회가 찾아온 거지요.

정 회장은 통영에코파워 시공 당시에도 "통영에코파워는 HDC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서 국가 전력공급 안정화뿐 아니라 통영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해 나갈 것"이라며 남다른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통영에코파워 LNG 복합발전소 전경. [출처=통영에코파워]

◆융합 시너지 노리는 라이프· AI·에너지 3대축 재편

창립 50주년이라는 분기점을 맞이한 HDC그룹의 전략적 지향점은 수익원 다각화와 미래 기술 선점으로 향한다. 이를 위해 핵심 계열사 HDC현대산업개발의 사명을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로 교체하고 라이프와 AI, 에너지를 정점으로 하는 3대 주력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이다.

라이프 부문은 주거와 상업, 문화를 하나로 엮어내는 거대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구축을 위해 주거 브랜드 '아이파크'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아이파크는 라이프 부문의 핵심 엔진으로서 단순한 주거 공간의 개념을 뛰어넘어 아이파크 마리나, 호텔아이파크, 아이파크몰, 아이파크신라면세점 등으로 확장되는 통합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

AI 기술 융합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이 2018년 인수한 종합 부동산 포털 '부동산114'의 사업 부문을 전격 양수하며 빅데이터 기반의 신사업 지평을 열었다. 부동산114가 축적한 방대한 부동산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부동산 시세 등을 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나아가 현대엘리베이터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AI 기반의 스마트 승강기 운영 시스템 공동 개발에 착수하는 등 기술 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룹 내 AI 핵심 계열사인 'HDC랩스'의 기술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2028년 7월 완공을 앞둔 '서울원 아이파크'에 HDC랩스의 AI 시스템이 가동될 예정이다. 거주자의 일상을 세밀하게 분석해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 등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 시설 예약을 맞춤형으로 돕는 AI 홈 에이전트가 도입된다. AI 보안 솔루션과 스마트 커뮤니티 네트워크, AI 기반 디지털 홈 케어 등 첨단 요소도 적용된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더 이상 기존 산업의 구분에 머무르지 않겠다"며 "고객과 도시의 삶을 바꾸는 가치의 기준으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0년이 대한민국 도시의 외형을 만들고 주거 문화를 선도해 온 시간이었다면 향후 50년은 각 사업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기적 결합을 통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Greater Value)를 선사하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건설사를 넘어 삶의 플랫폼을 설계하고 에너지를 순환시키며 인공지능으로 혁신하는 '경계를 넘나드는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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