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들어 대대적으로 벌인 ‘정교(政敎)유착’ 수사로 구속된 종교단체 지도자들이 고령 등을 이유로 재판 중 조건부 임시 석방되고, 그 기간도 연장받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김무신 이우희 유동균 고법판사)는 19일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관련 혐의로 1심 실형을 선고받은 한학자(83·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 측이 요청한 보석(保釋, 보증금 납부 조건부 피고인 석방)을 허가했다. 한학자 총재는 지병 치료를 이유로 이미 7개월째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였다.
지난해 9월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의해 구속된 한 총재는 그해 11월 법원의 구속집행 정지로 풀려났다가 연장이 불허돼 곧바로 재수감됐고, 올해 3월 다시 구속집행이 정지돼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보석 결정은 구속집행 만료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왼쪽부터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구속집행정지는 피고인에게 중병·출산·가족 장례 참석 등 ‘긴급하게 석방할 이유가 있을 때’ 일시 석방하는 제도다. 2심은 집행정지보다 요건을 강화해 보석을 허가하겠다고 했다. 보석 보증금 2억원을 현금 납입하고, 거주지를 현재 치료받고 있는 병원으로만 제한하며, 의료인·변호인·거동보조인 등 제한된 인원을 제외한 누구도 접촉하지 말라는 등의 명령을 했다.
한 총재는 통일교 2인자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 출범 시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 그해 7월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영부인 김건희씨게 명품 목걸이·가방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 3월 통일교 단체 자금 1억여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 8월 1심은 주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한 총재에게 총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 총재 측은 윤영호씨의 독단적 범행으로 따로 보고받거나 지시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제20대 대선 전후 신도 5만6000여명을 국민의힘에 강제 입당시킨 혐의를 받는 이만희(95)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선전(신천지) 총회장은 다음달 6일까지 임시 석방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이만희 총회장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지난달 21일까지 재판부가 세번째 구속집행정지 결정한 뒤 이 총회장 측이 신청한 연장을 재차 받아들인 것이다.
정교유착 합동수사본부 수사 결과 등에 따르면 이 총회장과 신천지 주요 간부 등 8명은 지난 2021~2024년 국민의힘 대선, 지방선거·당대표 경선·총선 공천 등에 영향을 미치고자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요하고 정당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지난 8월 21일 이 총회장에 대한 보석 심문을 진행한 뒤 보석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 수사와 별개로 신천지는 지난 8·17 전당대회 기간부터 김민석 현 당대표 등이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집단 입당 의혹에 휩싸여 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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