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등 화재 선제대응 절실한데…설치 의무화 아크 차단기 집계도 안돼
전남광주시 설치현황·관리 손놔
성남 등 타지역 설치 후 예방 성과
취약시설 안전체계 구축 한목소리
2026년 10월 18일(일) 18:20
/클립아트코리아
대형 화재 우려가 커지는 겨울철을 앞두고 전남광주지역 전통시장과 물류창고 등에 대한 화재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뛰어난 화재 예방 성능이 입증돼 오는 2028년부터 설치가 의무화되는 아크(전기불꽃)차단기 설치를 서두르는 등 화재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전남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현재 지역 전통시장과 물류창고 등에 대해 전기 관련 화재 예방 필수 장치인 아크차단기 설치 현황을 별도로 집계하거나 관리하지 않고 있다. 앞서 전남광주에서는 2017년 여수수산시장 화재로 100여개 점포가 피해를 입었으며, 광주송정5일시장과 담양 창평시장 등에서도 전기적 요인에 따른 화재가 발생했다. 전통시장은 점포가 밀집해 있고 오래된 전기설비를 사용하는 곳도 있어 전기적 결함이 화재로 이어질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전선 손상이나 접촉 불량 등으로 발생하는 전기불꽃인 아크는 일반 누전차단기만으로 감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별도의 예방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말 한국전기설비규정(KEC)을 개정해 2028년부터 계약전력 100㎾ 이상인 전통시장과 물류창고를 신축하거나 개보수할 때 아크차단기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아크차단기는 전선 손상이나 접촉 불량 등으로 발생하는 위험한 전기불꽃을 감지해 전원을 차단하는 장치다.
지역에서도 아크차단기 등 화재 예방시설 설치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는 마련돼 있다. 지난해 시행된 ‘전라남도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는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을 위한 환경개선 사업으로 아크차단기와 화재 안전시설 설치 등을 명시하고 있다.
또 올해 제정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재예방강화지구의 소방설비등 지원에 관한 조례’는 화재 발생 시 인명·재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거나 안전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 등에 소방설비 설치 비용을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아크차단기 설치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강원도는 올해 전통시장 3곳에 아크차단기를 설치하고 전기·가스 안전 점검을 병행했다. 전남광주에서는 여수시가 전통시장 등 화재 취약시설 29곳에 아크차단기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기도 성남시는 관내 중앙지하도상가에 아크차단기를 설치한 덕분에 전기 위험을 조기 감지하고 화재를 예방하는 성과를 냈다.
아크차단기 등 전기화재 예방 장치의 활용 범위는 학교 태양광 발전설비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교육부는 올해 발표한 ‘햇빛이음학교’ 사업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국공립 초·중등학교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단계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올해 시범사업에는 특별교부금 433억원을 투입해 260개교를 지원하며, 다른 사업을 통한 설치분까지 포함하면 총 400개교에 태양광 설비가 확충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태양광 설비 확대에 따른 안전 대책으로 직류 전로에 아크 보호장치 도입을 의무화하고, 법정 검사 주기도 기존 4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남광주 교육당국도 학교 태양광 설비 설치 계획과 함께 아크 보호장치 적용 여부, 정기 점검 체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태양광 발전설비가 늘어나는 만큼 설치 이후의 유지·관리와 전기화재 예방 대책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과 물류창고 등 화재 취약시설에 대한 아크차단기 설치 지원도 향후 지역 전기안전 정책의 과제로 꼽힌다. 특히 기존 시설의 경우 신축·개보수 여부에 따라 의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노후시설에 대한 별도의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아크차단기 설치뿐 아니라 노후 전기설비 정비와 정기점검,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체계까지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창영 광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는 “전통시장의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아크차단기와 같은 설비를 갖추는 하드웨어적 노력뿐 아니라 정기적인 안전점검 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화재 발생 시 긴급차량 진입 동선과 시민 대피, 초기 대응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크차단기 의무화에 대비해 지역 내 설치 현황을 파악하고 화재 취약시설부터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홍용 연성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남광주 지자체와 소방본부에 아크차단기 보급 현황 통계가 없다는 것은 전기화재 예방 정책이 현장의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은 채 공백 상태로 방치돼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가장 먼저 관리 실태를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축 및 대수선 시설 위주로만 의무화가 적용될 경우 기존 노후 시설들은 여전히 거대한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전통시장 등 고위험 기존 시설에 대해서는 지자체 지원 사업 등을 연계해 아크차단기 설치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거나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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