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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쟁 추경’ 시대의 투자, 뉴스보다 가격 구조 변화에 대비해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의 실적 전망도 전쟁과 무관하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일단 투자자들은 전쟁 후 1~2분기 동안 채권 투자 시점을 늦추고, 실물자산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채권은 금리...

‘전쟁 추경’ 시대의 투자, 뉴스보다 가격 구조 변화에 대비해야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호르무즈해협에 인접한 걸프 해역에 한 카고 선박이 정선해 있는 모습. REUTERS/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이 2주간의 휴전 기간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조금은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전쟁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2주가 끝난 후 새롭게 전개될 전쟁의 양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국제 유가는 생산 시설의 파괴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등으로 배럴당 95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쟁 전보다 5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쟁 개시 후 3주 만에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9%로 유지한 반면 주요 20개국(G20)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이전보다 1.2%포인트 높인 4%로 변경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7%로 0.9% 포인트 올리는 동시에, 성장률 전망치는 1.7%로 0.4%포인트 내렸다.

일단 전쟁은 언젠가 끝나고 시장은 정상 회귀를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심리 불안의 해소는 곧바로 과도한 낙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러 지점에서 변화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성장, 물가 등 자산가격 결정의 토대가 전쟁 전과 다르게 재설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날 것이라 판단된다.

첫째, 유가가 과거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에너지시설 파괴 정도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피해를 입지 않은 시설의 공급 능력 확충이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설 복구와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각국이 과거에 비해 비축량을 늘리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대안이 강구되겠지만, 에너지 다변화 등 인프라 확대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둘째, 재정 투입 증가와 물가 상승 압력으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과 공격을 받은 주변국들에는 재건 비용이, 미국 입장에서는 소진된 군사 장비를 다시 확보하는 비용이 재정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전쟁 당사자가 아닌 나라에서도 유가 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를 보전하기 위한 재정 정책이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전쟁 추경’ 26조원 이상이 편성됐다. 채권 공급의 증가와 높은 물가는 채권 가치를 떨어뜨리고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셋째,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생산성 향상 노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생산성 향상은 높아진 물가에 대한 근본 대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AI 도입을 고려할 것이고, 이는 관련 기업들의 투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쟁 기간 중 폭락했던 AI 관련 반도체, 전력기기 업종의 주가가 먼저 회복되기 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의 실적 전망도 전쟁과 무관하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일단 투자자들은 전쟁 후 1~2분기 동안 채권 투자 시점을 늦추고, 실물자산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채권은 금리 고점을 확인한 뒤 매수해도 되고, 물가 상승 압력은 실물자산 수요를 늘릴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쟁 뉴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전쟁이 초래할 ‘가격 구조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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