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전문가 132명 조사
4월 전망지수 88, 전월보다 29p↓
화학 121→53·자동차 122→70 '급락'
미국·이란 전쟁 발발 8일째인 2026년 3월 7일 이란 테헤란의 석유 저장 시설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미국·이란 전쟁 악화로 인한 중동 정세 불안 영향으로 다음 달 국내 제조업 업황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직격탄을 맞은 화학과 자동차를 비롯해 주요 업종 업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암울할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연구원은 9~13일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32명을 대상으로 각 산업 환경과 업황을 조사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PSI)'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PSI는 기준(100, 전월 대비 변화 없음)을 넘어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보다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는 뜻이고, 100 밑으로 떨어져 0에 근접할수록 업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는 의미다.
조사 결과, 4월 업황 전망 PSI는 88포인트(p)로 집계돼 전월(117)보다 29p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5월(7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수출 전망 지수가 3월 130에서 4월 91로 39p 내려가며 크게 꺾였고, 내수도 같은 기간 125에서 98로 29p 떨어졌다. 생산(126→97), 채산성(112→88), 투자(116→103) 등도 10p 넘게 내렸다.
업종별로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원유 등 원료 수입에 큰 차질이 빚어진 화학산업 전망 지수가 3월 121에서 4월 53으로 68p 폭락해 큰 충격이 우려됐다. 자동차도 전쟁과 유가 인상으로 소비 심리 및 수요 둔화가 전망돼 52p(122→70) 급락했다.
그래픽 이지원
이달까지만 해도 PSI 100 이상으로 업황 긍정 전망이 우세했던 기계(106→69), 철강(133→100), 전자(113→80), 섬유(107→77) 등 다른 주요 업종도 30p 넘게 폭락하며 업황 악화 우려가 컸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전쟁 여파로 인한 소비 투자심리 둔화(기계)", "중동 정세와 유가 급등에 따른 물류비 부담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전)", "전쟁으로 인한 유가 인상 등 불확실성 증대와 공급망 충격(철강)", "유가 상승에 따른 생산단가 상승 및 원가 부담(섬유)" 등 전쟁에 따른 크고 작은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슈퍼 사이클' 진입으로 3월 전망치가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178을 기록했던 반도체는 4월 전망치가 147로 31p 급락하면서도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조선업 4월 전망치도 변동이 없이 107p를 유지해 업황이 긍정적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발주 환경 강화와 함께 중동 분쟁으로 인한 원유 탱커 및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신조 발주 수요 증가 기대감 때문이다. 전쟁 및 유가와 직접적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디스플레이는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인해 유일하게 업황 개선(93→100)이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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