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철강·제지 등의 원료로 쓰이는 전분과 전분당 가격을 7년 넘게 담합한 제조사 4곳에 역대 담합 사건 중 최대 규모인 7,476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상과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CJ제일제당은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분·전분당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를 13차례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분당은 옥수수로 만든 전분과 이를 가공한 물엿·과당·포도당·올리고당 등을 통칭한다.
제과·제빵·음료·빙과 등 식품뿐 아니라 제지와 철강 제조 과정에서도 사용된다.
이들 4개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전분 95.7%, 전분당 86.4%에 달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 업체들은 국제 옥수수 가격이 오를 때에는 원가 상승분을 신속히 거래처에 전가하도록 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원료 가격이 내릴 때에는 인하 폭을 줄이고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대형 거래처에는 일부 가격을 낮추면서도 소규모 거래처와 대리점에는 기존 가격을 최대한 유지했다. 가격 변경 이유와 적용 시기, 거래처에 보낼 공문 발송 순서까지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의 이행 여부도 치밀하게 점검했다.
상대 업체가 가격 인상 공문을 보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를 방문하고 우체국까지 동행했으며 거래처별 주 공급업체가 협상을 주도하면 다른 업체들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목표가격 수용을 유도했다. 전분당 판매가격은 국제 옥수수 가격이 급등한 2022년 11월 기준 담합 시작 시점보다 최대 73% 올랐다. 원료 가격이 하락한 뒤에도 판매가격 인하를 늦춰 원가 절감 효과를 거래처와 소비자에게 충분히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업체별 과징금은 대상 2,341억4,100만원, 삼양사 2,103억4,000만원, 사조씨피케이 2,001억3,200만원, CJ제일제당 1,029억6,500만원이다. 총액은 7,475억7,800만원으로 2010년 LPG 공급업체 담합 사건의 6,689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다.
공정위는 4개사에 전분당 가격을 독자적으로 재결정하고 향후 3년간 반기별 가격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김경민기자 uskk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