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오는 7월 1일 출범한다. 광주와 전남을 하나의 행정체계로 묶는 큰 변화지만, 통합의 성패는 제도적 결합이 아니라 시민과 도민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느냐에 달려 있다. 교통, 일자리, 정주여건, 의료·복지, 문화·관광까지 일상 속 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통합 효과도 체감되기 어렵다. 본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시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또 어떤 과제를 풀어야 하는지 짚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AI 주요 인프라들. 광주 첨단 AI집적단지(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순), AI컴퓨팅센터 조감도, 신안 풍력발전소, 해남 솔라시도 전경.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일자리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에 따른 행정 변화보다 지역 경제 구조가 어떻게 재편되고 고용이 얼마나 확대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통합 이후에도 일자리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인식도 커 기업 유치를 통한 타 도시와의 경쟁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다.
8일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광주는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청년 유출에서 가장 뚜렷한 경고등이 켜진 지역이다. 지난해 광주의 19~34세 청년 순유출률은 2.5%로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고, 순유출 인원도 7081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광주의 2025년 4분기 청년고용률은 37.1%로 7개 특·광역시 중 최저였다. 통합 논의가 청년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기 위해선 이 수치가 바뀔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의 청년일자리 사업 중 하나인 드림 만남의 날 행사에 청년 구직자들로 몰려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청년센터가 지난 3월 13~20일까지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19~39세 청년 3005명을 대상으로 구글폼을 통해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통합이 청년에게 기회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으로 일자리 확대 전략이 31.2%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행정통합은 청년의 취·창업 기회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55.6%로 나타났고, 향후 진로 및 정착 계획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도 52.6%였다. 특히 행정통합 이후 계속 거주할 의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52.3%였지만, 타지역 유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에는 전체 의견 중 25.3%가 보통, 28.1%가 부정적 비율로 나타났다. 통합이 곧바로 청년 유출을 막는 해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다.
지역 발전 정책 우선순위로는 가장 중요하게 추진돼야 할 분야로는 광역 교통망 구축이 25.3%로 가장 높았지만, 그 다음으로 AI·첨단산업 클러스터 구축 16.2%, 글로벌 산업 경쟁력 강화 12.0%, 지역 기업 및 산업 육성 12.0%가 꼽혔다. 청년 체감 청년정책으로는 청년 고용 지원금 확대가 18.0%, AI·디지털 산업 일자리 확대가 10.3%로 조사됐다. 통합의 기대 효과가 생활권 확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산업 재편과 고용 확대에 맞물려 한다고 조사됐다.
이처럼 통합의 성패는 광주와 전남의 산업 기반을 얼마나 성장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광주는 AI와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등 기술 집약형 산업 기반을 갖고 있고, 전남은 재생에너지와 해양, 철강·석유화학 등 생산 현장을 안고 있다. 통합 이후 광주의 기술·연구 역량과 전남의 에너지·제조·항만 기반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일 경우 청년 일자리의 폭은 지금보다 넓어질 수 있다. 반대로 산업 연계 없이 행정 통합에만 머무를 경우 청년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 유치 경쟁력은 통합시대의 직접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기대하는 긍정적 변화에서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기업·산업 유치 활성화가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 안에서 취업과 창업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겨야 거주 의향과 정착 계획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청년층이 통합 이후에도 지역을 떠나지 않게 하려면 산업단지 확대나 투자협약 숫자보다, 어떤 업종의 기업이 들어오고 어떤 수준의 일자리가 생기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결선에 오른 김영록·민형배 후보의 공약도 일자리와 산업 재편에 집중돼 있다. 두 후보 모두 AI, 반도체, 재생에너지, 미래산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통합 이후 일자리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이미 갖춰진 산업 인프라가 자리하고 있어서다. 광주에는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필두로 AI 인력이 풍부하고, 전남에는 원전과 해상풍력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와 함께 항만 물류 기반이 있다.
게다가 향후 생겨날 NPU컴퓨팅센터, AI컴퓨팅센터 등 기반시설까지 놓고 보면 통합특별시는 광주의 AI와 반도체 연구개발, 전남 서남권의 재생에너지, 동부권의 철강·석유화학, 광양항의 해양·물류 기능을 연결하는 산업 재편을 시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기반을 놓고 보면 통합특별시는 광주의 AI와 반도체 연구개발, 전남 서남권의 재생에너지, 동부권의 철강·석유화학, 광양항의 해양·물류 기능을 연결하는 산업 재편을 시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AI가 에너지 운영과 설비관리, 항만 물류, 산업 공정 효율화에 접목될 경우 연구개발 인력뿐 아니라 제조, 운영, 정비, 소프트웨어, 물류 분야까지 고용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광주의 기술과 전남의 현장을 따로 두지 않고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는 것이 통합 일자리 정책의 실질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드림투데이(옛 광주드림)를 구독하세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