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에서 열린 'PBR 1배 미만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공시 의무화를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세미나에서 발언중인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사진=황재희 기자
[데일리브리프 박소희 기자] PBR 1배 미만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하는 입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법적 강제보다 인센티브 중심의 자율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PBR 1배 미만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공시 의무화를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세미나에서 "저PBR 기업의 밸류업 공시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한다"면서도 법적 의무화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PBR 1 미만이란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에 못 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이효섭 실장은 먼저 한국 증시의 현황을 진단했다. 코스피 지수가 작년 75% 상승하고 밸류업 지수가 90% 오르는 등 양적 성과를 거뒀지만, 작년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60~70%가 여전히 PBR 1 미만이라며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중복상장 기업 비중이 높고 주가누르기 현상이 일부 관찰되는 점도 과제로 봤다.
그럼에도 법적 의무화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로 공시 품질 저하를 꼽았다.
이 실장에 따르면 일본은 자본비용과 주가 제고 계획을 공시하도록 권고하는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프라임 상장기업의 90%가 참여했지만 다수기업이 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으로만 부실하게 공시했다는 것이다.
한국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 부여 이후 삼성전자·삼성생명 등 일부 기업이 밸류업 공시를 2~3줄로 간소화하는 부작용이 이미 관찰됐다면서 "페널티를 부여하면 공시 참여 기업 수는 늘겠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PBR 1을 살짝 넘기는 수준에서만 주가를 관리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지적됐다. 단계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보단 "PBR 1 만 넘기면 된다는 식의 소극적 대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안으로 인센티브 중심의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밸류업 공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기업에 상증세 감면, 법인세 할인, 코스피 등 대표지수 편입 비중 확대 혜택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그는 "잘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더 많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토론문 전문
2년 연속 PBR 1미만 기업에 대한 밸류업 공시 의무화에 대한 의견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상법 1~3차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원칙적 소각 등)과 상장기업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2025년도 한국KOSPI 지수는 75% 상승했습니다. 주요국 증시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점이 고무적이며 무엇보다 새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반영하고 있는 밸류업지수가 90% 상승한 점은 새정부의 다양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드디어 한국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 이슈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과정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벽히 해소되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중복상장 기업 비중이 여전히 높고, 상장기업 주가누르기 현상이 일부 관찰되고, 금융회사 등 소유분산기업의 참호구축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 등 상장기업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중요 성적표로 볼 수 있는 PBR을 살펴보면, 코스피 PBR이 1월말 1.6대인데 일본 1.8, 대만 2.6으로 산업구조가 매우 유사한 경쟁국 대비 10~30% 저평가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25년말 KOSPI 상장 847개 기업 중 PBR 1미만인 기업 숫자는 547개로 전체 기업의 70%가 시가총액이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노력은 양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오늘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님께서 개최한 저PBR 기업에 대한 밸류업 공시 도입 필요성에 대한 세미나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요국 대비 한국증시의 PBR 수준이 여전히 하위권을 기록하는 가운데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70% 가까이 되는 것은 상당한 문제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저PBR 기업에 대해 밸류업 공시를 독려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합니다.
다만 2년 연속 저PBR 기업에 대해 밸류업 공시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한국 상장기업의 PBR이 주요국 대비 왜 낮은가에 대해 저희 연구원에서 45여개 국가 상장기업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수익성 저하 등 재무적 요인이 36%, 낮은 배당성향 등 부족한 주주환원 요인이 37%로 전체의 3/4을 차지하였고, 거시경제 요인 13%, 열악한 기업지배구조 요인이 7%, 낮은 기관투자자 비중이 4% 등을 차지하였습니다. 즉, 상장기업 PBR이 1미만으로 낮은데에는 상증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고의로 주가를 누르는 현상 등도 원인이 수 있지만 다수는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 둔화로 시장 참여자들이 PBR의 분자인 P에 대해서 낮게 평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 작년 말 종이목재 기업 PBR은 0.4, 전기가스 0.6, 건설 0.7 등을 기록했으나 전기전자 2.3, 제약 3.2, 운송장비 1.3 등을 기록했습니다.
2년 연속 PBR 1미만 기업에게 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하면 밸류업 공시의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본은 자본비용 및 주가의식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공시 권고를 해서 Prime 상장기업 90%가 한국과 유사한 밸류업 공시를 수행했지만 다수 기업이 PBR과 ROE 중심으로만 공시를 하는 등 한국 밸류업 공시에 비해 품질이 다소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도 밸류업 공시 기업에 한해 한시적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일부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를 2~3줄로 간소화하는 등 부작용이 관찰되었습니다. 즉 페널티를 부여하면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PBR을 1이상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예: 0.8 → 1.0 → 1.5 등)보다 PBR 1을 살짝 넘기는 수준으로만 주가를 관리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수 있는 부작용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저는 오히려 저PBR 기업 또는 일반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를 제대로 & 적극적으로 시행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김우진 교수님 발제처럼 기업가치 극대화와 지배주주의 인센티브가 Align 될 수 있도록 PBR 1미만 기업에게 상속세 부담을 가중하기 보다 오히려 밸류업 공시를 잘하면 상증세를 깎아주고 법인세를 할인해주고, KOSPI 지수 등 대표지수의 편입 비중을 늘려주는 혜택을 주면 좋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