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출처=각 사]
국내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 총수들이 이달 하순 인도와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해 현지 투자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탈중국' 전략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신흥시장 재편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달 말 주요 그룹 총수와 기업인 200여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꾸려 인도와 베트남을 각각 방문한다. 한경협은 인도, 대한상의는 베트남 사절단을 맡아 현지 기업들과의 업무협약(MOU) 및 비즈니스 포럼을 주관할 예정이다.
특히 베트남 사절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국내 기업들의 핵심 생산 거점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전략 요충지다. 최근 공급망 다변화 흐름 속에서 단순 생산 기지를 넘어 연구개발(R&D)과 내수 시장까지 아우르는 '복합 거점'으로 위상이 격상하고 있다.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출처=연합]
◆빅테크·에너지·모빌리티까지…사업 포트폴리오 전방위 확장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제조 공장 6곳과 R&D 센터 1곳, 영업 법인 1곳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타이응우옌성에 '삼성 혁신 캠퍼스(SIC)' 설립을 추진하면서 현지 인재 육성과 기술 생태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추가 투자 발표 가능성도 거론된다.
SK그룹은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사업 등을 통해 베트남 내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LG그룹은 하이퐁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전자 계열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집결해 핵심 제조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베트남 현지 생산 기반을 강화하면서 아세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해온 데 이어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제미나이 AI 생성 이미지 [출처=구글]
◆공급망 리스크 대응 본격화…기업 전략 '지리적 다변화' 전환
인도 방문도 주목된다. 인도 경제사절단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등이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도는 거대 내수 시장과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포스트 차이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 노이다 지역에서 각각 스마트폰과 가전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인도 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경제사절단이 단순한 외교 행보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투자 전략 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갈등, 관세 리스크,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복합 변수 속에서 기업들이 생산·투자 거점을 재조정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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