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차량 제한·소등 등 고강도 절감…삼성·SK·LG 등 전사 대응
24시간 생산 구조, 전력 감축 한계…에너지 관리 체계 변화 필요
삼성전자와 SK그룹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배경으로 에너지 절감 조치와 전력 사용의 딜레마를 시각화한 이미지./ChatGPT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절감 조치에 나섰다. 차량 운행 제한과 조명 소등, 냉난방 기준 강화 등 전사적 대응이 확산되며 기업 운영 전반이 ‘에너지 관리 체제’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전력 사용 전반을 줄이기보다는 적용 가능한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되며 산업 구조에 따른 현실적 한계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사무실 중심 절감…생산 설비는 ‘유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그룹은 차량 운행 제한과 대기전력 차단, 비업무 공간 소등 등 절감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은 차량 10부제와 조명 절반 소등을 도입했고 SK그룹은 차량 5부제와 냉난방 온도 기준 강화 등 운영 방식을 조정했다.
LG그룹은 자동 소등 시스템과 셔틀버스 운영 확대를 통해 전력 사용을 줄이고 있으며 롯데그룹 한화그룹 HD현대 등도 차량 제한과 전력 관리 강화에 동참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내놓은 대책은 공통적으로 사무 공간과 이동 수단 등 비생산 영역에 집중돼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은 24시간 가동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특성상 전력 사용을 임의로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줄일 수 있는 영역부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생산 설비는 온도와 전력 안정성이 수율과 직결되는 만큼 유지가 불가피한 구조다. 결과적으로 절감 조치는 사무·비생산 영역 중심으로 이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전력 관련 계약을 체결해 운영하고 있어 당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전력 소비 절감 등 기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추가 실행안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어서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산 설비 관련 대응 여부에 대해 “정부 정책과 그룹 방침에 따라 회사 실정에 맞는 에너지 절감 활동을 추진 중이나 생산시설 관련 사항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절감에서 관리로…에너지 운영 체계 변화
이번 조치는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넘어 기업의 에너지 운영 방식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가 전국 단위 캠페인을 확대하면서 기업 참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에너지 사용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 구조적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전력 사용을 단순히 줄이는 수준을 넘어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업계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활동을 지속 추진해 왔고 정책과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중장기적으로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조 설비 중심 산업에서는 절감 범위에 구조적 제약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대응은 효율 개선과 운영 방식 조정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일회성 대응을 넘어 에너지 관리 체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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