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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계 AI 성적표 ④] 'AI 우등생' LG, 주력 사업과 시너지·수익성 확보...

인공지능(AI)은 ICT(정보통신기술)뿐 아니라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줬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AI 대전환에 기업들이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생존 여부가 결정될...

[재계 AI 성적표 ④] 'AI 우등생' LG, 주력 사업과 시너지·수익성 확보...

인공지능(AI)은 ICT(정보통신기술)뿐 아니라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줬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AI 대전환에 기업들이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생존 여부가 결정될 수준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AI 대전환기에 대응하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국내 4대 그룹을 중심으로 AI 대전환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어떤 결과를 거뒀고, 앞으로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구광모 LG 회장(오른쪽)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피지컬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아비나브 굽타 스킬드AI 공동 창업자와 휴머노이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부터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ABC(AI·바이오·클린테크)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그동안 LG는 전장 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동시에 AI 플랫폼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LG는 2022년 LG AI 연구원을 설립하며 AI 플랫폼에 대한 연구를 주도했고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 AI 대학원을 개원했다.

이에 따라 LG는 재계 4대 그룹사 중 AI 플랫폼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기업이 됐다. LG AI 연구원이 선보인 2022년 처음 선보인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개발이 한창이다. LG는 엑사원을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화장품 개발이나 바이오 연구 등 미래 신사업에 접목시켜 그룹 전체의 AX(AI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LG는 AI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지만, 가전과 배터리, 화학 등 기존 주력 사업이 동반 침체에 빠지며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LG는 우선 주요 사업에 AI를 적극 도입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홍락(왼쪽),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사진=LG)

◇ LG 미래 사업의 핵심 '엑사원'···산업 대전환 이끈다 =

LG그룹의 AI 핵심기지인 LG AI 연구원은 2021년 LLM '엑사원'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몇 차례 업그레이드를 거듭한 끝에 지난 9일에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고 추론하는 멀티모달 AI '엑사원 4.5'를 공개했다. '엑사원 4.5'는 자체 개발한 비전 인코더와 LLM을 하나의 구조로 통합한 비전-언어 모델(VLM)이다.

LG AI 연구원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참여하면서 지난해 말 'K-엑사원'을 공개한 바 있다. '엑사원 4.5'는 'K-엑사원'의 모달리티 확장을 위한 준비 단계의 모델이다. 연구원은 8월 프로젝트 2차수 종료 이후 3차수 진출이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모달리티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엑사원을 가상 환경을 넘어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인텔리전스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는 엑사원을 단순히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업영역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해 화장품 연구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 전공정에 엑사원을 도입해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LG CNS 역시 검색엔진 '키룩'과 엑사원을 연동해 기술과 업무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 시스템을 적용 중이다.

LG는 주요 사업뿐 아니라 미래 기술에도 엑사원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2월 LG AI 연구원은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차세대 단백질 예측 AI'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차세대 암 진단 AI 모델인 '엑사원 패스 2.0'을 연구용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바이오 산업은 구광모 회장이 AI와 함께 미래 신사업으로 지목한 분야다. 현재 LG화학 생명과학본부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과 함께 항암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엑사원'의 강점은 글로벌 빅테크의 AI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9일 공개한 '엑사원 4.5'는 오픈AI나 중국 알리바바의 주요 AI에 비해 성능면에서 앞서있다. LG AI 연구원에 따르면 '엑사원 4.5'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성능을 측정하는 5개 지표 평균 77.3점을 기록해 미국 오픈AI 지피티(GPT)5-미니(73.5점), 앤트로픽 클로드 소넷 4.5(74.6점), 중국 알리바바 큐웬(Qwen)3 235B(77.0점)를 모두 앞섰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LG AI연구원 팀이 'K-엑사원' 공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

◇ LG, 주력 사업의 침체···플랫폼의 수익화 '과제' =

이처럼 '엑사원'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며 LG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지만, 정작 주력사업은 동반 침체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엑사원'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제품 차별성 강조가 시급해진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10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9년만에 적자전환이었다. 올해 1분기 1조63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가전·TV 등 전통 주력 사업의 시장이 급변하면서 침체 우려가 남아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207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분기(1220억원) 대비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중간지주회사인 LG화학도 석유화학 사업 침체와 구조조정 등 여파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엑사원'은 업계에서 산업 특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 사용자가 쓸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편리한 편은 아니지만,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을 정도로 경량화 돼있으면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엑사원'은 단순히 플랫폼 자체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LG의 전통 주력사업의 AX를 선도하는 도구가 돼야 한다.

LG는 '엑사원'을 앞세운 사업 체질 개선과 함께 기업 특화 서비스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밀진단 플랫폼 기업인 엔젠바이오는 AI 의료데이터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올해 초 '엑사원 패스 2.0'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지난 7일에는 IBK기업은행의 자회사 IBK시스템은 LG유플러스와 '엑사원'을 활용한 금융 특화 AI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가전과 TV 등 제품에 AI를 도입해 온디바이스 AI 가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와 연동해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LG CNS 등 LG그룹 내 ICT 기업들도 '엑사원'을 활용한 다양한 고객 서비스와 함께 통신망 점검에 활용하고 있다.

LG는 AI 연구뿐 아니라 AI 인재 양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는 지난달 LG AI 대학원을 개원하고 1기 입학생들을 받았다. 사진은 이홍락 LG AI대학원장(두번째 줄 왼쪽에서 네번째)과 LG AI대학원 1기 입학생들이 개원식이 열린 LG AI대학원 마곡 캠퍼스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선물한 LG 그램 노트북을 들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LG)

◇ 구광모 AI 철학은 '속도'···"빠르게 실행하고 성과 축적·확산해야" =

구광모 회장의 AI에 대한 철학은 '완벽함'보다 '속도'다. 빠르게 실행하고 성과를 축적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끄는 것이 구광모 회장의 전략이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AI는 단순히 효율성과 생산성을 개선시키는 도구가 아닐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이며,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기에 사업의 임팩트가 있는 곳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하고 확산해야 한다"라며 "AX는 특정 조직만의 과제가 아닌, CEO와 사업책임자가 직접 방향을 잡고 이끌어야 할 과제"라고 사장단에 주문했다.

구광모 회장의 이 같은 철학에 따라 각 계열사는 AX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AI 플랫폼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데이터 축적과 그에 따른 학습까지 장기간 기술 축적과 투자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계열사 간 데이터 연결과 AI 학습 자산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계열사 간 시너지 모색과 함께 주력 사업에 AI 서비스를 적극 도입해 외부 사업으로 확장도 모색해야 한다. 특히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매년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키워드가 '고객'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구광모 회장은 "고객이 '정말 다르다'고 느끼는 경험을 만들고 세상의 눈높이를 바꾸는 탁월한 가치를 완성"할 것을 주문했다. '국가대표 AI'에 한발 다가선 '엑사원'은 결국 고객에게 닿아야 그 가치가 완성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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