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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계 AI 성적표 ③] 현대차, '피지컬AI' 앞세워 본업 경쟁력 강화

인공지능(AI)은 ICT(정보통신기술)뿐 아니라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줬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AI 대전환에 기업들이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생존 여부가 결정될...

[재계 AI 성적표 ③] 현대차, '피지컬AI' 앞세워 본업 경쟁력 강화

인공지능(AI)은 ICT(정보통신기술)뿐 아니라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줬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AI 대전환에 기업들이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생존 여부가 결정될 수준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AI 대전환기에 대응하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국내 4대 그룹을 중심으로 AI 대전환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어떤 결과를 거뒀고, 앞으로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초 그룹 신년회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제어, 개인화된 UX 등 제품의 핵심 경쟁력이 AI 능력에 의해 판가름 나는 시대"라며 AI와 자율주행 도입에 대해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AI 등 미래 사업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고 그 성과를 거둘 채비를 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AI 전략은 앞서 소개한 삼성이나 SK와는 다르다. 삼성, SK, LG 등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앞세워 디바이스에 최적화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연구한다면 현대차그룹은 철저하게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자동차 제조업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로봇과 자율주행으로 역량을 확대해 결국 제조업의 전환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로봇 구동을 위한 LLM과 플랫폼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AI 내재화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피지컬 AI' 주도 위한 휴머노이드 시장 도전···中 장벽 넘기 '숙제' =

현대차그룹 AI 전략의 핵심은 2021년 인수한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다. 당시 현대차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1억 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완전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올해부터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인 현대차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도입하기로 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부터 이 로봇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전략은 AI 발전 단계에서 디지털 AI와 온디바이스 AI를 건너뛰고 바로 '피지컬 AI'에 투자하겠다는 취지다. 당장 시장이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산업·물류·서비스 현장에서 AI 혁신이 가속화되는 만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본업인 자동차 제조업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도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제조사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가성비 확보는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다. 자동차 제조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섣불리 인력 대체도 어렵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활용한 제조업 전환으로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로봇은 현대차그룹에게는 미래 먹거리이면서 동시에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판이 되기도 한다.

다만 현재 휴머노이드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대부분 차지한 만큼 현대차그룹이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서도 지난해 휴머노이드 매출은 애지봇와 유니트리, 유비테크 등 중국 기업들이 상위 50% 이상을 차지했다. 테슬라 역시 로봇 시장에서 5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리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사실상 '슬로스타터' 위치에 머물러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AI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형 아틀라스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 AI 플랫폼도 자율주행 특화···SDV 주도권도 잡는다 =

로보틱스는 현대차그룹의 중요한 먹거리지만, 결국 로봇에는 AI가 탑재돼야 하는 만큼 AI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2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기업인 포티투닷을 인수헸다.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뿐 아니라 로봇에도 활용되는 만큼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이 되는 회사다.

포티투닷은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AI인 '아트리아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트리아AI는 센서를 통한 물체의 인식부터 제어까지 전과정을 아우르는 자율주행 특화 AI다. 올해 초 포티투닷은 50여명의 개발자 채용에 나섰으며 이를 통한 기술 고도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아트리아는 레벨2+ 자율주행 양산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레벨3 이상 점진적 고도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트리아AI는 현대차그룹 미래 먹거리의 핵심이 될 AI다. 다만 현재 자율주행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테슬라 FSD(Full Self Driving)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테슬라 FSD는 이미 이용자에게 소프트웨어를 배포해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아트리아AI는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다.

특히 현재 축적된 데이터 규모가 워낙 차이가 나는 데다, 아트리아AI는 아직 실도로 검증도 초기 단계인 만큼 격차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다만 아트리아AI는 후발주자인 만큼 FSD의 실패나 시행착오를 학습해 보다 정제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또 차종이 제한적인 테슬라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경차부터 중소형차, SUV, 대형차, 밴, 트럭 등 다양한 차종과 가격대를 보유하고 있어 데이터 다양성에서 앞설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의 AI 격차가 3~5년 정도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데이터 확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냐에 따라 이 격차는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포티투닷은 E2E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AI 고도화를 위해 50여명의 경력 개발자 채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은 포티투닷 판교 사옥 정문. (사진=포티투닷)

◇ 정의선의 비전과 과제···AI 내재화가 핵심 =

정의선 회장의 AI 전략은 본업인 자동차에 철저하게 맞춰져 있다. 로보틱스 역시 자동차 기술이 발판이며 자동차 제조 역량 강화를 뒷받침할 도구에 가깝다. 이 같은 비전이 통하기 위해 정의선 회장은 'AI 기술의 내재화'를 강조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AI는 단순히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작동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술이자, 인류 역사상 최초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할 수 있는 '범용 지능 기술',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무력화시키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 기술"이라며 "이 변화의 파도 속에서 AI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테슬라를 언급하며 "테슬라는 데이터 셋의 수집, 구축, 라벨링부터 대규모 사전 학습, 모델에 최적화된 데이터 센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AI 성능 개선에 필요한 모든 핵심 역량을 내재화했다"며 "이런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AGI(범용 인공지능)와 같은 고도화된 목표를 추구할 수 있었고 경쟁사가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이 바라보는 미래 신시장은 현재 치열한 경쟁의 서막이 오른 곳이다. 로보틱스의 경우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품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자율주행 역시 테슬라가 빠르게 선점하면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이 같은 시장에 대해 정의선 회장은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기술을 앞세워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AI 내재화를 통한 현대차의 생태계 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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