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보이스피싱 사건 다뤄
(MHN 김유표 기자) 코미디언 장도연이 MC를 맡고 있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보이스피싱으로 한 청년을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한 사건을 접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지난 19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얼굴 없는 살인자' 편을 통해 11시간 동안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끝내 죽음으로 몰아넣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잔인한 수법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는 앳하트 아린과 배우 신소율, 한지혜가 리스너로 출연해 사건의 전말을 함께 추적했다.
사건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 순창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28세 김후빈 씨가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등록되지 않은 번호와 약 11시간 동안 이어진 통화 기록과 녹음 파일이 남아 있었는데, 이는 사망 직전까지 이어진 통제의 흔적이었다.
방송에서는 후빈 씨가 생전에 나눴던 긴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통화 상대는 자신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이도현 수사관이라 소개했고, 금융사기 수사 중 그의 명의로 된 통장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민수 검사라고 밝힌 또 다른 인물은 그를 피의자로 의심하며 압박을 가했다. 이들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게 하고, 휴대전화 데이터와 와이파이, 위치 정보까지 끄도록 지시했다. 통화가 끊기거나 전화를 제때 받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협박도 이어졌다.
보이지 않는 심리적 통제 과정을 지켜보던 한지혜는 "빠져나갈 수 없는 덫 같다"고 말했고, 신소율은 "가스라이팅으로 사람을 완전히 흔드는 모습에 분노가 치민다"고 토로했다.
범인들은 위조된 대검찰청 홈페이지까지 보여주며 피해자를 더욱 몰아붙였다. 공문과 직인, 사건 등급까지 모두 가짜였지만, 위기감은 극도로 커졌다. 특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던 후빈 씨에게는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크게 작용했다. 결국 그는 억울함을 풀기 위해 이들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후 가짜 검사는 계좌가 범죄와 무관함을 입증해야 한다며 은행으로 이동하게 했고, 정기예금 해지 후 ATM에서 420만 원을 인출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으로 이동하라고 하며 상황을 더욱 조여갔다. 계속되는 심리적 압박에 신소율은 "숨이 막힐 것 같다"고 말했다.
후빈 씨는 결국 주민센터 택배 보관함에 현금과 소지품을 넣었고, 이후 커피숍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들은 뒤 연락이 끊겼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한동안 기다리던 그는 집으로 돌아갔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범죄 연루에 대한 두려움과 억울함이 담겨 있었으며, 자신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였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린은 "이건 자살이 아니라 사실상 살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어머니의 절규와 사건의 비극성은 수사를 촉발했다. 단서가 된 한 장의 회식 사진을 통해 추적이 이어졌고, 결국 가짜 검사와 수사관은 은신처에서 붙잡혔다. 체포 당시에도 뻔뻔한 태도를 보인 이들에 대해 한지혜는 "인간성을 포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항소 끝에 두 사람은 각각 징역 5년 6개월과 6년형이 확정됐지만, 다른 피해자들과의 합의로 형량이 줄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꼬꼬무'는 AI 음성 복제 기술 등 점점 진화하는 범죄 수법도 소개하며 경각심을 강조했다. 장현성, 장성규, 장도연 세 MC는 "이 프로그램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MHN DB,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