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는 2022년 방영된 드라마다. 웃음과 감동을 담은 휴먼 코미디 드라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경제 구조와 세대 불안 그리고 불안정 노동 현실을 매우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중년 자영업자와 청년 스타트업 세대를 동시에 전면에 내세우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경제적 불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구필수와 정석
드라마 전개의 중심은 치킨집을 운영하는 40대 가장 구필수와 스타트업 성공을 꿈꾸는 20대 청년 정석이다. 배우 곽도원은 왕년의 택견 선수 출신이자 현재는 치킨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생활형 가장 구필수를 연기했고, 윤두준은 IT 기반 스타트업으로 성공을 꿈꾸는 청년 정석 역을 맡았다. 이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인물이지만, 우리 사회의 세대별 경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구필수는 IMF 외환위기 이후 불안정해진 한국 중산층 가장의 현실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갖지 못한 채 치킨집 운영으로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끊임없이 현실적인 경제 압박에 시달린다.
반면 정석은 스타트업과 플랫폼 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를 대표한다. 뛰어난 능력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투자 문제와 경쟁, 불안정한 미래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불안정한 경제 구조
이 드라마는 한국형 불안정 경제 구조를 보여준다. 구필수라는 인물은 자영업 경제의 현실을 매우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구필수 역시 생존형 자영업자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창업한 인물이 아닌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은 낮은 진입 장벽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며, 임대료 부담과 프랜차이즈 수수료, 배달 플랫폼 의존이 상당하다. 드라마를 이런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정석은 플랫폼 경제와 스타트업 중심 사회에서 성공을 꿈꾸는 청년이다. 스타트업 경제는 극소수의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화려하게 포장돼 있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실패 위험을 안고 있다. 그 이유는 투자 유치 경쟁과 플랫폼 시장 독점 구조, 끊임없는 성장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에서 플랫폼 경제 시대로
드라마는 우리 경제가 산업화 시대에서 플랫폼 경제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구필수가 사람을 찾기 위해 구시대적 방법을 사용했다면 정석은 사람을 찾기 위해 플랫폼 경제를 이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구필수와 정석 두 사람은 초반에는 티격태격하지만 서로 상대에 대해 이해를 하면서 그 시대의 경제 도구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즉, 산업화 시대와 플랫폼 경제 시대 모두를 이해하게 된다.
이는 결국 세대 연대를 강조한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대 갈등이 심화된 사회가 됐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두 인물은 사실상 같은 경제 구조 안에서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구필수는 자영업 위기 속에서, 정석은 플랫폼 경쟁과 투자 불안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고,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제목이 ‘구필수는 없다’이지만 역설적으로 ‘굽힐 수는 없다’로 발음된다. 즉, 현재의 불안한 경제 구조 속에서 의지를 갖고 생활을 해나가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대리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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