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민들이 매일 안심하고 사용하는 깨끗한 물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 뒤에는 50여년 동안 각종 환경규제와 개발제한을 감내해 온 한강 상류지역 주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양구군을 비롯한 한강 상류지역은 상수원 보호를 위해 공장 신설과 산업단지 조성은 물론 각종 개발행위까지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다. 지역발전의 기회를 포기하고 재산권 제한을 감수해 온 것은 수도권의 안정적인 식수 공급이라는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과 지역발전을 지원하고, 수질개선을 통해 수도권 주민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바로 한강수계관리기금이다. 수도권 주민이 부담하는 물이용부담금을 재원으로 조성된 이 기금은 상류지역 주민지원과 친환경청정사업을 통해 지역과 함께 상생하겠다는 사회적 약속이다.
이제는 이러한 상생의 가치를 수리권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모두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듯이, 상류지역 주민들은 수도권의 깨끗한 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 기간 각종 규제와 개발 제한을 감내하며 특별한 희생을 해 왔다.
물이 창출하는 공익적 가치가 상류지역에도 정당하게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한강수계관리기금 또한 이러한 취지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한강수계관리기금은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물이용부담금은 2011년 이후 15년째 톤당 170원으로 동결돼 기금 재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친환경청정사업 지원 규모는 지난 2023년 340억원에서 올해 150억원으로 감소했고, 내년에는 122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특별자치도 배분액 역시 2023년 237억원에서 내년 67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단순히 기금 규모가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류지역 주민들의 피해 보전과 지역발전을 위해 사용돼야 할 기금이 정부 정책사업에 투입되면서 정작 주민지원과 지역개발에 활용할 재원은 더욱 부족해지고 있다. 이는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설치 목적과 취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물이용부담금 인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구조이다. 부담금 인상을 위해서는 수계관리위원회 참여 시·도의 과반 동의가 필요하지만, 부담금을 납부하는 하류지역의 반대로 인해 15년째 제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상류지역은 희생을 계속 감내해야 하는 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한 제도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구군은 대한민국 대표 상수원 보호지역으로서 지금도 국가의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상류지역의 희생이 계속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 체계와 지원 방안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제는 한강수계관리기금을 본래의 설치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 물이용부담금을 현실화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기금이 상류지역 주민 지원과 지역 발전을 위해 우선 활용될 수 있도록 한강수계법 개정, 강원특별법 특례 확보, 수리권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깨끗한 물은 상류지역 주민들의 희생 위에 존재한다. 그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정당한 보상과 실질적인 지원으로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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