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다 빠르네” 자전거 출근 공무원 증가
'대중교통 중심 도시' 괴리..."지금 전환 기회"
사회적 계기 정책 유인 결합해 효용감 지속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해 8일부터 실시한 공공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 등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22일 자전거의 날을 맞아 자전거로 청사에 출근한 뒤 에너지 위기에 솔선수범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윤호중 행안부 장관. 행안부 제공
22일 오전 8시 30분 행정안전부와 재정경제부 등이 입주해 있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남측 자전거주차장 앞.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과일주스를 잔뜩 준비한 채 길목을 막고 섰다. “국가적 어려움 앞에 에너지 절약에 솔선수범하는 직원들을 보러 나왔다”는 그는 출근길 공무원들에게 주스를 하나하나 전달하며 격려했다. 이날 그 역시 자전거로 출근했다는 윤 장관은 “차를 타고 오면 10분은 걸리는 거리인데, 오늘 자전거로 8분 만에 청사에 도착했다”며 “자전거를 더 이용해 차제에 자전거 문화가 확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자전거의 날(4.22)이기도 했다.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해 8일부터 실시한 공공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 등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22일 자전거의 날을 맞아 자전거로 청사에 출근한 뒤 에너지 위기에 솔선수범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윤호중 행안부 장관.(행안부 제공) 앞서 10일 자전거로 출근하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최 장관 인스타그램 캡처)
자원안보 위기경보 '경계' 격상으로 자동차 운행이 크게 제한되는 가운데 정부세종청사 입주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부처 장관, 기관장들이 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자전거를 이용해 금강을 건너 출근했고, 2부제 시행 첫날이던 8일에는 조원철 법제처장이 “관용차를 세워두고, 자전거로 출근길에 올랐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출근 도장을 찍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출근 시간에 버스정거장에서 선 셀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더 빠르다',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는 평가 속에 이 같은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세종시에 따르면 차량 2부제가 시행된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시내버스 이용객과 공영자전거 어울링 이용 건수가 작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버스 이용객 수는 지난해 72만 명에서 올해 84만 명으로 약 17% 늘었고, 자전거 이용 건수는 해당 기간 7만6,112에서 10만2,462건으로 무려 34.6%나 늘었다. 이는 5부제가 시행(3.25~4.7) 당시 증가율보다 큰 것이다. 5부제 때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25.6% 증가했다.
시각물_차량5,2부제이용객변화
세종시 관계자는 “자원안보 위기경보 '경계' 격상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고, 위기경보 단계가 내려온 뒤에도 정체 없는 출퇴근길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문제는 위기경보가 해제되면 시민들에게 자동차 이용을 제한할 수 있는 명분이 세종시에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계획 당시 세종시는 전체 통행량의 70% 이상을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원형도시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승용차의 수송분담률은 30% 미만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승용차 수송분담률은 46.9%로 8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다.
이에 세종시는 에너지 위기라는 사회적 계기에 정책적 유인을 결합해 지금 같은 도로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윤 장관처럼 2부제를 계기로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오히려 더 빠르고 편리하다는 것을 느낀 시민들이 그 효용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2024년부터 조례를 통해 매월 8일을 자전거 타는 날로 정해 놓고 있고, 이를 근거로 매달 8일 어울링 무료 쿠폰 지급 등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자전거를 추가 도입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최적의 재배치로 자전거 이용률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전거 도로 포장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고, 가로수 그늘을 늘려 여름철 자전거 이용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과거 도입이 추진했다가 좌절된 정책들이 재추진될지도 관심이다. 앞서 세종시는 자전거 이용 인구를 늘리기 위해 고운동, 아름동, 종촌동 등 언덕이 많은 지역에 전기자전거 배치, 유럽 선진국처럼 자전거 고속도로 설치, 교차로 연속 신호등 도입 등을 검토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43% 수준인 통근, 통학 자전거 수송분담률을 배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예산 문제와 국내 교통문화 수준 등에 가로막힌 바 있다.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해 8일부터 실시한 공공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 등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10일 자전거로 출근하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 최 장관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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