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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있지만 없는 사람으로 살았는데…‘서류상 투명인간’ 62년 만에 주민등록

‘서류상 없는 사람’으로 지난 62년을 살았던 시민이 경기 수원시 도움으로 주민등록을 마쳤다.

있지만 없는 사람으로 살았는데…‘서류상 투명인간’ 62년 만에 주민등록

여러 행정기관 “등록 어렵다”…수원시 새빛민원실은 신분 회복 지원

생애 첫 주민등록증 발급 강모씨 “이제야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을 마친 강씨(왼쪽)와 그를 도운 김경숙 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서류상 없는 사람’으로 지난 62년을 살았던 시민이 경기 수원시 도움으로 주민등록을 마쳤다.

수원시는 지난달 24일 시민 강모씨(62)가 주민등록 신규등록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강씨는 60년 넘게 서류상 없는 존재로 살아왔다. 그는 1964년 태어났지만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친척 집으로 보내면서 서류상 없는 사람으로 살게 됐다. 어린 시절 친척 집을 전전하던 강씨는 보육시설에 맡겨졌다가 퇴소 후에는 일정한 거처 없이 홀로 떠돌았다.

미성년자일 때도 아무도 강씨의 주민등록을 해주지 않았다. 성인이 돼서도 그는 주민등록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호적(가족관계등록)을 만들기 위해 여러 행정기관을 찾아다녔지만 “등록이 어렵다”는 답만 반복해서 들었다고 한다.

강씨는 결국 주민등록을 포기하고 수십년을 지냈다. 주민등록이 되지 않은 그는 의료보험이 없었고, 복지·금융서비스와 같은 기본적인 사회서비스도 전혀 받지 못했다. 취업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강씨의 평생 소망은 다른 사람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포기한 채 살던 그는 지난해 8월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을 찾았다. 강씨 사연을 들은 새빛민원실 김경숙 베테랑팀장은 그의 생활 실태와 사실관계를 상세하게 확인했다.

강씨 말대로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등록과 가족관계등록부가 존재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 팀장은 그의 법적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강씨에게 가족관계등록 창설 절차를 안내하고 관계 기관과 협의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 수원가정법원에 ‘성과 본의 창설 허가’ 심판 청구를 시작했다. 김 팀장은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연계해 가족관계등록 창설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지원했다. 법원 제출 자료 준비부터 심문기일 동행까지 모든 과정을 도왔다.

수원지법은 지난달 18일 강씨의 ‘가족관계등록부 창설 허가 결정’을 인용했다. 강씨는 같은 달 24일 창설신고를 하고 주민등록 신규등록을 할 수 있었다.

60년 만에 법적 신분을 회복한 그는 얼마 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강씨는 “호적을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여러 관공서를 찾아다녔지만 끝내 만들지 못해 좌절했는데, 베테랑인 김 팀장님의 도움으로 주민등록증을 받았다”며 “이제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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