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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론 머스크, '테라팹'으로 반도체 독립 승부수... 엔비디아 독점 깨고...

AI(인공지능) 반도체의 직접 설계를 넘어, 생산부터 후공정까지 수직 계열화해 세계적인 공급난에... 급변하는 AI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연간 1TW(테라와트)급...

일론 머스크, '테라팹'으로 반도체 독립 승부수... 엔비디아 독점 깨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 출처 - 테슬라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 통합 제조 시설인 ‘테라팹(Terafab)’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AI(인공지능) 반도체의 직접 설계를 넘어, 생산부터 후공정까지 수직 계열화해 세계적인 공급난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기가 텍사스 공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테라팹을 건설하지 않으면 칩을 확보할 수 없다”라며 반도체 생산 시설을 자체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머스크는 기존 반도체 업계의 생산능력이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리는 삼성전자, TSMC, 마이크론 등 기존 공급망에 매우 감사하지만,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확장 속도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제시한 테라팹의 핵심은 ‘속도’와 ‘통합’에 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이 ARM, 엔비디아를 비롯한 팹리스 기업들과 제품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그리고 패키징에 특화된 업체들로 파편화되어 있어 급변하는 AI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연간 1TW(테라와트)급 컴퓨팅 파워를 지원하는 2nm(나노미터, 10억 분의 1m) 칩 생산 거점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1TW는 현재 글로벌 AI 가속기 시장 공급량의 수십 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단일 거점에서 AI 칩 설계부터 노광 및 식각, 그리고 최첨단 HBM(고대역폭메모리) 결합 패키징까지 모두 수행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제품 사이클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용 두뇌 칩과 로보택시용 FSD(Full Self Driving) 칩 등을 자사 테라팹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나아가 테라팹은 머스크가 운영하는 xAI의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칩, 스페이스X 위성용 칩의 핵심 공급망으로도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페이스X가 계획한 ‘우주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반도체 인프라 대부분도 이곳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머스크의 테라팹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실현될 경우, 기존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던 업체들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했던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 등은 막대한 주문량을 잃을 수 있으며, 이는 곧 가격 결정권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현재 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엔비디아에도 테라팹은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 머스크가 자체 생산한 칩으로 xAI의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성공하면, 엔비디아의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CUDA) 중심의 생태계에서 보유한 지배력에 도전을 받게 된다.

머스크가 테라팹 내부로 자체 메모리 라인을 구축할 가능성도 시사한 가운데, HBM 분야에서 선도적인 공정 기술을 보유한 SK하이닉스 등엔 협력의 기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슬라는 테라팹의 본격 가동 이전까진 수십조 원 상당의 HBM을 협력사로부터 구매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에 메모리 제조사들은 일종의 기술 자문과 제품을 패키지로 제공해 관계 유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는 설계보다 생산 장벽이 더 높은 분야로, 테슬라가 장기간에 걸쳐 선단 공정 구축과 제조 노하우를 보유한 TSMC나 삼성전자를 제치고 공정 수율을 단기간에 정상 궤도에 올릴 가능성은 미지수에 가깝다. 또, ASML의 EUV를 비롯한 핵심 장비를 적기에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미 인텔과 삼성전자 등이 선점한 장비 시장에서 머스크가 발휘할 협상력에 성패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비용적인 문제도 외면할 수 없다. 시장에선 테라팹 건설에 200억 달러(한화 약 30조 1,900억 원)를 웃도는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직 반도체 생산 라인을 넘어 HBM 생산을 위한 적층 설비, 최첨단 패키징 장비가 모두 투입되는 올인원 시스템 구축에는 일반 팹보다 훨씬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 나아가 공장 가동에는 방대한 전력과 초순수가 소모되며, 이를 위해 50~100MW(메가와트)급 전력 인프라도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지난 1월 테슬라 실적 발표 당시 “앞으로 3~4년 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반도체 공급) 제약을 제거하기 위해 테슬라 테라팹을 건설해야 한다”라며, “매우 큰 규모의 시스템(logic), 메모리, 패키징을 모두 포함하는 국내 생산 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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