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추미애 원론적 대응만…반도체 모르니 설득 못해"
"정부의 긴급조정권 불신 키울 뿐…노사 대타협 필요"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와 단일화? 필요하다면 논의"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매일일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매일일보 강연우 기자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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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선거 열기가 한창인 시기에 양 후보가 단식 농성에 들어서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양 후보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사 간 대타협을 촉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본지 취재진과 만난 양 후보는 삼성 파업에 대해 "저는 평생 반도체로 국가를 살려야 한다는 업이 있다"며 "저한테는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거 기간 지금 이 자리에 섰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후보는 삼성전자 파업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와 관련해서는 "파업이 계속될 경우 생물학적 피해를 막기 위해 그런 조치라도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라면서도 "불신의 씨앗을 더 키우는 일이기 때문에 긴급조정권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평가했다.
양 후보는 삼성전자 파업과 관련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향해서는 "반도체를 모르니까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라며 "추 후보가 도지사가 되면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메가톤급 이슈로 떠오른 삼성전자 파업 외에도 양 후보는 첨단산업 육성과 경기도 분도, GTX 확대 등 교통 문제,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지사 후보와의 단일화 등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도 밝혔다.
다음은 양 후보와의 일문일답.
▲경기도지사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각오는.
경기도의 반도체와 첨단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다. 저는 지금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에 있다. 삼성 노사 분쟁 대타협을 촉구하며 단식을 하고 있다. 선거보다, 그 무엇보다 반도체 산업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멈추면 대한민국도 멈춘다. 정부 추산 피해만 100조원이다. 수많은 제품이 폐기될 것이고, 글로벌 공급망 안에서 삼성의 신뢰도도 추락하게 된다. 그러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다른 경쟁사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저는 제 몸이 부서지더라도 이를 막아내겠다.
▲경기도 분도(分道)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이유는. 또 경기북부 발전 방안 구상이 있다면.
지금 당장 분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제 입장이다. 산업은 남부에, 규제는 북부에 있는데 이 점부터 바뀌어야 한다. 분도한다고 해서 경기북부의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군사시설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과 같은 핵심 규제는 국가 단위 문제다. 행정구역을 나눈다고 해서 이 규제들이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니다.
세계적 추세는 도시를 쪼개는 방향이 아니라 산업과 인구, 인프라를 연결하는 메가시티 경쟁으로 가고 있다. 먼저 산업과 인프라를 만들고, 그다음에 구조를 논의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경기남부에 치우친 첨단산업 인프라를 경기북부까지 확장해야 한다. 피지컬 AI 기반의 첨단산업 실증단지와 모빌리티·콘텐츠·방산·에너지·의료 등 미래 신산업 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인한 규제를 완화하고, 평화경제특구·기회발전특구·경제자유구역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경기북부에는 부족한 의료·복지·교통·문화체육 인프라 확충에 우선적으로 재정을 투입할 생각이다.
▲현재 경기도의 1인당 지역내총산(GRDP)이 약 4700만원 수준인데, 이를 현 2배 이상 수준인 1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구체적 방법은.
제 선거 슬로건이 '돈 버는 경기도'다. 세부 내용은 경기도민 1인당 GRDP 1억원 시대, 그리고 연봉 1억원 이상 고연봉 일자리 10만개 창출이다. 1인당 GRDP를 1억원으로 만들려면 전체 규모를 750조원 늘려야 한다. 지금은 650조원 수준이고 1인당 GRDP가 4700만원이다. 이를 2배 이상 늘리는 것이다.
먼저 삼성과 하이닉스 클러스터를 완성하고, 4년 내 350조원의 부가가치를 내게 만들겠다. 현재는 150조원 정도 수준이다. 저는 4년 전부터 대한민국에 천조 기업 2개가 나온다고 말했다. 벌써 삼성도 글로벌 시가총액 1000조를 넘어섰고, 하이닉스도 8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여기에 AI(인공지능)·로봇·UAM(도심항공교통) 통합 클러스터와 경기북부 과학기술평화특별도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겠다. 즉 대만식 AI·반도체 기반 고부가 생산성 성장 구조를 경기도에 만들겠다는 뜻이다. 2025년 대만의 GDP 성장률은 9%에 육박한다. 대한민국은 2% 수준이다.
▲경기 남부를 반도체 중심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추미애 민주당 후보의 반도체 육성 공약이나 구상은 어떻게 보나.
공약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허경영씨도 그 공약은 할 수 있지 않겠나. 핵심은 누가 해낼 수 있느냐다. 누가 잘하느냐가 문제다. 추 후보는 경기도와 첨단산업을 전혀 모른다. 첨단산업 관련 의사결정의 정확성과 속도 면에서 저를 따라올 수 없다. 저는 30년 동안 삼성 반도체에서 일했고, 국회의원을 하면서도 진보·보수 양당에서 첨단산업 관련 특별위원장을 맡았다. 양향자는 준비된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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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권 교통시간 단축은 경기도의 숙원이다. GTX 노선 확대 등 광역교통망 확충 구상은.
핵심적으로는 GTX-A 노선의 완전 개통과 B·C 노선의 조속한 추진을 통해 수도권을 빠르게 연결하고, 신도시 등 주요 교통축에는 간선급행버스(BRT)를 확충해 광역 이동의 속도를 높일 생각이다. 지금까지 '선공급 후교통' 방식으로 신도시 정책이 이뤄진 탓에 출퇴근 고통과 교통혼잡을 경기도민이 고스란히 떠안아 왔다. 3기 신도시와 GTX 사업에서 그런 모습이 또 재탕돼서는 안 된다.
또 제 교통 공약 중 하나가 '실리콘 하이웨이'다.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이다. 대만의 S-반도체 회랑(S-Shape Corridor)과 비슷한 교통 체계다. 서울을 거치지 않고 경기 곳곳의 산업단지를 잇는 전용 고속도로를 짓는 것도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어게인 정당', '내란정당'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단 평가다. 당 지도부 출신으로서 장동혁 대표를 향한 비판 여론에 대한 생각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기본적으로 인물 대결이다. 양향자와 추미애의 대결이라는 뜻이다. 저는 '계엄 반대, 불법 계엄'을 주장하다가 보수 집회에서 돌 맞을 뻔했다. 당에도 늘 쓴소리를 하는 최고위원이었다고 자부한다. 내란 프레임은 양향자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제발 인물 대결, 정책 대결을 했으면 좋겠다.
삼성전자 노사 대타협을 촉구하는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피켓. 사진=매일일보 강연우 기자
▲그간 민주당 지사들이 추진했던 기본소득·기회소득 정책에 대한 평가와 지속 여부에 대한 의견은.
우선 정당이 다르다고 해서 도지사가 하루아침에 이전 정책을 다 없애버리면 도민 혼란이 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본소득이 실제로 청년 삶의 질을 높이고 기본권을 보장했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다. 또 지역화폐가 지역 자본이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충분히 효과가 있었느냐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경기 부양 효과 정도만 보고돼 있다.
물론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그 자체로 역할이 있지만, 저는 좀 더 생산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싶다. 예를 들어 청년의 성장을 돕고, 시대 변화에 맞게 직업이나 인생 경로를 바꾸려는 분들, 한 번 실패했지만 다시 일어나려는 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 그래서 생각한 정책이 '미래기술 바우처', '누구나 선생님'과 같은 프로그램이다.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조 후보는 완주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민주당과 추미애 후보의 당선을 조 후보가 저지할 생각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의지가 분명하지만, 조 후보는 다른 생각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각자 열심히 하고, 또 필요한 쪽에서 제안을 하면 논의해볼 수는 있겠다. 지금으로서는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
▲경기지사 선거 와중에 단식 농성 결정한 이유는.
사측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노측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다. 그런데 타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그 와중에 웨이퍼 투입은 50%를 줄인다고 하고, 파업이 진행되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게 되면 결국 수십만 장의 웨이퍼를 폐기해야 하는 천문학적 피해가 눈앞에 있다. 저는 평생 반도체로 국가를 살려야 한다는 업(業)이 있다. 저한테는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섰다.
▲노조 총파업 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필요성도 거론된다.
긴급조정권은 노사 협상이 안 됐을 때 사측에서 요구할 수 있는 정부의 수단이라고 본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파업을 중단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 불신의 씨앗을 더 키우는 일이기 때문에 긴급조정권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물론 파업이 계속될 경우 생물학적 피해를 막기 위해 그런 조치라도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하면 결국 사측과 노측 모두에게 피해가 된다.
▲정부의 삼성전자 파업 사태 대처, 어떻게 보나.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파업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강제할 수단이 기업에는 없다. 노란봉투법 같은 것들도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켜놓고 지금은 수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정부에 요청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도 총리도, 심지어 추 후보까지도 모두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나. 반도체를 모르니까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추 후보가 도지사가 되면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텐데, 그에 대한 해결책을 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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