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즈 2차전서 벨기에 클뤼프 브뤼허·노르웨이 비킹 이변 연출
클뤼프 브뤼허 로메오 베르만트(오른쪽)가 14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인터 밀란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득점한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축구계 거함들이 잇달아 휘청였다. 세계 최고 팀들이 경쟁하는 ‘별들의 무대’에서 이름값이 한참 낮은 팀들이 가장 밝게 빛났다.
14일 2026~202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2차전 1일 차 경기들이 진행됐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아스널(잉글랜드) 등 강팀들이 승리를 거뒀지만 눈길을 끈 것은 약팀들이 연출한 이변이었다.
가장 큰 이변은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에서 나왔다. 벨기에 명문 클뤼프 브뤼허는 인터 밀란 원정에서 4-3으로 이겼다. ‘비인스포츠’에 따르면, 벨기에 팀이 UCL에서 인터 밀란을 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패배로 인터 밀란은 UCL 첫 4연패를 당했다.
이변을 이끈 주인공은 22세 공격수 니콜로 트레솔디. 트레솔디는 전반 30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18분 상대 골키퍼와 수비진이 엉킨 틈을 놓치지 않고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29분에는 문전 혼전 속 세 번째 골까지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브뤼허 선수가 UCL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최초다.
지난 시즌까지 인터 밀란에서 뛰었던 골키퍼 얀 조머는 오랜만에 찾은 옛 안방에서 3실점 속에서도 선방 9회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이한범은 후반 16분 교체 출전해 공중볼 경합(3회)에서 모두 상대를 제압하는 등 팀 승리에 기여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진땀을 뺐다. 노르웨이 클럽 비킹은 안방에서 열린 뮌헨과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구단 역사상 처음 치른 UCL 본선 홈경기에서 뮌헨을 상대한 비킹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전반에만 2골을 몰아쳤다. 전반 2분 만에 지아니 스텐스네스가 헤더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38분 피터 크리스티안센이 역습 상황에서 추가 골까지 만들어 냈다.
뮌헨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해리 케인의 멀티골과 루이스 디아스의 골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승부가 그대로 끝나는 듯했으나 마이클 올리세의 퇴장이 나왔고, 수적 우위를 안은 비킹은 후반 45분 헤르만 하우겐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점 1을 따냈다. 비킹엔 승리만큼이나 값진 무승부였다.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또 다른 역사가 쓰였다.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사바가 홈에서 체코 챔피언 슬라비아 프라하를 2-0으로 꺾고 구단 역사상 UCL 본선 첫 승을 신고했다. 사바에서는 후반 4분 카힘 패리스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43분 조이랑스 미켈스가 추가 골을 터트렸다.
사바는 2017년 창단한 팀이다. 2025~2026시즌 종료 기준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 계수 순위는 244위로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정상급이지만 유럽 전체로 보면 중하위권 구단이다. 이번이 UCL 첫 도전으로 예선 1라운드부터 총 4차례 단계를 넘고 힘겹게 본선까지 올라왔다. 첫 경기에서는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4로 완패하며 높은 벽을 실감했으나 이후 프라하를 잡아내며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번 결과는 UCL 본선 무대에서 구단의 명성과 전력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팀들도 강호들을 상대로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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