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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천시장 후보의 하루-이기붕] "사퇴 고민했지만… 결단했다"

남동산단 뿌리산업이 바이오·IT·신산업과 연결돼야 중소기업이 살아날 수 있다는 논리다.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도 과감히 실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에너지 자원화하고 세계적인...

[인천시장 후보의 하루-이기붕] "사퇴 고민했지만… 결단했다"

이기붕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가 23일 당원들과 함께 용현시장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새벽 기자>

아침 8시가 채 안된 시각, 제물포역에는 주황색 점퍼를 입은 한 중년 남성이 시민들에게 우렁찬 인사와 함께 명함을 건네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우유 한 잔 마시고 나왔지만 얼굴엔 생동감이 넘친다.

“아침이라 목이 잠기네…” 이 후보가 유세차량에서 잠시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말하자 초등학교 친구이기도 한 양승목 수행보좌관이 “배에 힘을 주고 말해라. 안 그러니 목이 쉬지“라고 직설한다. 빗방울이 떨어지자 우비대신 바이오 분야 멸균작업복을 꺼내 입었다.

인천시 전체를 도는 그의 유세 수단은 트럭 1대와 현수막 10개가 전부다. 함께 뛰는 인원은 모두 당원이다. 소수정당에서 출마하는 입장에서 제일 부담되는 것은 역시 ‘돈’이다. “가족한테는 미안하죠.” 아내는 출마를 만류했지만, 그를 위해 주황색 운동화와 넥타이를 사줬다.

이 후보는 유세 발언에서 뜻밖의 고민도 털어놨다. “후보 사퇴를 고민한 적도 있다“고 했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 제3당 후보로서 마주해야 할 현실적인 한계의 무게가 컸기 때문이다. 그의 마음을 돌이킨 건 출퇴근길 시민들의 말이었다. 여야가 서로 싸우는 동안 이제 정말 찍을 사람이 없다며 인천 경제를 살릴 진짜 일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 인천 정치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돼주는 것, 무너진 정치의 균형을 잡는 것이 자신의 소명임을 깨닫고 출마를 결단했다.

점심으로 만 원짜리 국밥 한 그릇을 먹은 뒤 신기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상인이 시끄럽다고 호통을 치자 그는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유세음악과 마이크 발언을 멈췄다. 그리고 이내 명함을 들고 시장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시민이 “여야당이 싸우는 모습이 보기 싫다”며 지지해준다. “이젠 새로운 사람이 해야 한다”며 악수를 건네는 상인, ‘선거비용이라도 보전받길 바란다”며 한 표를 약속하는 시민까지, 거대 양당 바깥에서 출마한 이 후보를 향한 기대감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손수 운전대를 잡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토론회 준비와 공약 점검을 놓지 않았다. “상대 후보들은 큰 건물 짓겠다, 랜드마크 만들겠다 하는데, 그런 대형 토목 공사는 돈 빼먹기 제일 좋은 사업이에요.“ 이 후보는 차별화 된 공약으로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조성을 내세웠다. 남동산단 뿌리산업이 바이오·IT·신산업과 연결돼야 중소기업이 살아날 수 있다는 논리다.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도 과감히 실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에너지 자원화하고 세계적인 기술실증센터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생명공학 박사 출신답게 기술산업 정책에 방점을 찍은 공약들이다.

용현시장으로 이동하려는 찰나,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마음이 급해 에어컨을 끄는 것도 잊은 모양이다. 보험회사에 전화하니 출동시간은 20분이 걸린단다. 1분1초가 아쉬운데, 제동이 걸렸다. 그는 짜증 대신 시장에서 사온 떡을 꺼내 기자에게 건넨다. 내내 웃는 얼굴이다.

시장에서 유세를 마친 이기붕 후보는 “내겐 사람 많은 곳이 맛집”이라며 웃는다. 유세 일정을 마치고 당사로 이동하는 길, 미추홀구 일대를 둘러보며 말했다. “이곳을 보는 눈이 일반 시민으로 있을 때와는 달라졌어요. 시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떤 걸 개선시켜드려야 할까 생각하게 돼요.”

이새벽 기자 daw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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