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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력 줄이는 은행, 임직원 보수보다 높은 '퇴직금'

AI 기반 업무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중장기적으로 인력 규모를 더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은행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올해도 희망퇴직 창구를 열어둔 채 신규 채용...

인력 줄이는 은행, 임직원 보수보다 높은 '퇴직금'

(*AI 생성 이미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임직원 수가 전년 대비 1021명 줄었다. 디지털 금융 확산에 따른 점포 축소와 희망퇴직이 맞물린 결과인데 이 과정에서 퇴직자가 현직 행장보다 더 많은 돈을 손에 쥐는 사례도 잇따랐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는 총 5만4210명으로 전년(5만5231명)보다 1021명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538명으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신한은행 302명, 우리은행 126명, 하나은행 55명 순이었다.

희망퇴직자 수는 2023년 2392명, 2024년 1987명, 지난해 2364명으로 등락은 있지만 매년 2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영업점 수도 지난해 말 2685곳으로 전년(2779곳)보다 94곳 줄었다.

지난해 직원 평균 급여는 KB국민은행 1억800만원, 신한은행 1억1200만원, 하나은행 1억1400만원, 우리은행 1억700만원으로 전 은행이 1억원을 넘겼다.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 임금 수준도 끌어올렸다.

그런데 보수총액 상위권을 들여다보면 현직 임원보다 퇴직자가 더 많이 받은 경우가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에서는 부행장 출신 퇴직자 4명이 상여와 퇴직소득 등을 합쳐 최고 14억5100만원을 챙겼다. 현직 행장 보수를 웃도는 액수다. 장기 재직자에게 누적 적용되는 퇴직금 산정 방식에 희망퇴직 특별위로금까지 얹힌 결과다. 통상 희망퇴직 시 월 급여의 수십 개월치를 특별위로금으로 주는데, 고연차·고직급일수록 수령액이 불어난다.

하나은행에서도 관리자급 퇴직 직원이 퇴직금 10억6000만원을 포함해 11억원 넘게 받았다. 수십 년치 퇴직급여가 위로금과 함께 한꺼번에 터지면서 현직 임원 보수를 단번에 넘어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정상혁 행장이 15억7000만원으로 유일하게 보수 1위를 지켰지만, 지점장 출신 퇴직자 4명이 7억~8억원대 퇴직금을 받아 각각 9억1200만~9억3600만원으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현직 CEO를 빼면 상위권은 퇴직자 차지였다. 우리은행은 이번 공시에서 개별 고액 퇴직금 사례가 따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AI 기반 업무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은행들이 중장기적으로 인력 규모를 더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은행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올해도 희망퇴직 창구를 열어둔 채 신규 채용 규모는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 은행은 퇴직 예정 인력을 디지털·IT 직군으로 전환 배치하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명예퇴직 조건을 연차별로 세분화해 비용 집중을 완화하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다만 수십 년에 걸쳐 굳어진 호봉제 구조와 단체협약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금 고민해야 할 건 속도"라며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데, 사람을 얼마나 빠르게, 어떤 방식으로 줄이느냐를 두고 고액 퇴직금 논란이 반복되는 만큼 희망퇴직 제도 자체를 다시 들여다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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