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한·인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질적 협력 단계로 격상되었다. 장관급 산업협력위원회 신설,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 등 굵직한 경제 안보 현안이 ‘공동 전략 비전’으로 구체화된 것은 눈부신 성과다. 이러한 외교적 결실의 이면에는 18년 전 현장에서 뿌려진 ‘전략적 신뢰’의 밀알이 자리 잡고 있다.
필자에게 그 신뢰의 원형은 2008년 11월 26일 밤, 뭄바이 타지마할 호텔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한·인도 실업인협회 창창립대회를 추진했던 필자는 현장에서 ‘인도판 9·11’이라 불리는 대규모 테러와 마주했다. 19층 행사장 바닥에 엎드려 사선을 넘나들던 공포 속에서도 주목했던 것은 양국 경제인들의 태도였다. TATA, MAHINDRA 등 인도의 대표 기업인들과 우리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민간 협력 플랫폼을 출범시킨 그 밤의 약속은, 테러라는 극한의 불확실성 앞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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