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이후 10년, 매출 2배 급증에 사상 최대 실적 달성
JBL 80년 유산과 ZF ADAS 인수 결합, 자율주행·오디오 시장 선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CEO와 만나 배터리 및 전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박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전장 전문 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한 지 10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이재용 회장의 '전장 선구안'이 삼성의 미래를 바꾼 결정적 한 수였음을 증명해 냈다.
2016년 당시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인 9조4000억 원을 투입하며 단행했던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10년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를 책임지는 새로운 핵심 기둥 탄생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인수가 발표된 지 10주년이자 하만의 상징과 같은 브랜드 JBL의 탄생 80주년을 맞은 올해, 하만은 이제 단순한 계열사를 넘어 전 세계 자동차 전장과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하만의 비약적인 성장은 삼성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잠재력을 꿰뚫어 본 이재용 회장의 결단에서 시작됐다. 이 회장은 일찍이 전장 사업을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통신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디바이스'의 종착역으로 낙점했다. 인수 직후인 2017년 7조 원대에 머물던 하만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15조7833억 원으로 2배 넘게 뛰었으며, 영업이익 또한 1조5311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0%대에 이르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은 성과를 거뒀다.
삼성 하만의 전장 솔루션. 사진 제공=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하만을 자회사로 포함시키며 구상한 '초연결 커넥티드 카' 비전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IT 기술과 하만의 전장 솔루션이 결합하며 구체적인 현실이 되고 있다. 하만은 현재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입지를 굳게 지키고 있다. 현재 하만의 전장 관련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70%에 이른다. 또한 삼성전자의 5G 이동통신,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은 하만의 핵심 전장 제품들과 융합돼 원활한 온라인 접속과 정밀한 차량 제어를 구현해 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삼성 하만을 가장 신뢰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하게 만든 초격차 경쟁력이 됐다.
오디오 시장에서도 이재용 회장의 안목은 빛을 발했다. 80년 역사를 지닌 JBL을 비롯해 AKG, 마크 레빈슨 등 하만이 보유한 명품 브랜드들은 삼성의 TV와 가전, 모바일 기기에도 전면 도입됐다. 특히 지난해 단행된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를 통해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 마란츠 등 전설적 럭셔리 브랜드들까지 품에 안은 하만은 대중적인 블루투스 스피커부터 수억 원대 하이엔드 오디오까지 아우르는 '슈퍼 오디오 생태계'를 완성했다. 이는 고객의 모든 일상에서 삼성의 기술력을 향유하게 하겠다는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삼성전자가 IT 완제품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수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만은 이제 이재용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자율주행의 미래로 그 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지난해 말 독일 전장 명가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약 2조6000억 원에 전격 인수한 것은 자율주행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선점하기 위한 또 다른 승부수였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카메라 모듈 기술과 20년 이상 축적된 방대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하만은 이제 스스로 판단하고 주행하는 미래차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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