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사진=청와대
정부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세종특별자치시 이전과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의 2차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공공기관 109곳을 통폐합·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 5개 자회사 통합,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통합, 4개 항만공사 통합, 한국토지주택공사 기능 분리 등이 포함됐다. 3일 주요신문과 지역신문 사설을 정리했다.
영남일보가 짚은 대구경북의 기관 이탈 우려
대구·경북 지역 신문들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신규 기관 유치 경쟁으로만 보지 않았다. 영남일보는 정부의 ‘집적 배치’와 공공기관 통폐합이 대구혁신도시 등에 이미 자리 잡은 기관의 본사 기능 축소나 타지역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고, 경북일보는 기존 이전기관과 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공동 유치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남일보는 <통합특별시 지위 인정이 공공기관 이전 성패 가른다>에서 정부가 기존 혁신도시 중심의 집적 배치를 원칙으로 내세운 데 주목했다. “특히 이전의 방점이 ‘기존 혁신도시 집적(集積) 배치’에 찍힌 것은 1차 이전 성과에 대한 반성과 미래 과제를 동시에 던진다”며 “기관 분산배치로 산업 집적 효과 역시 떨어졌다. 정주 기반과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도 기대 이하였다”고 진단했다.
영남일보는 집적 배치가 대구·경북에는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기존 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을 옮겨갈 기관과 통합한다는 시나리오를 정부가 제시했다. 예를 들면 대구 혁신도시의 한국가스공사를 석유공사와 통합해 특정 지역에 옮길 수 있다.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도 오송의 그것과 합칠 수 있다는 설계다. 설마하지만 ‘TK패싱’의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라고 우려했다. 공공기관 통합이 이뤄질 경우 대구·경북은 새 기관을 유치하는 문제와 기존 기관의 존속 여부를 동시에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대응 방안으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거론했다. “정부의 ‘집적배치’ 방침에 대응할 대구경북의 절대 무기는 ‘행정통합법 통과’와 ‘통합특별시 지위 인정’이다. 이게 공공기관 우선 유치권을 확보할 제도적 핵심장치다”라며 “대구경북은 단순히 새로운 기관을 받는 것뿐 아니라, 기존에 유치한 기관이 통합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기능이 축소되는지 여부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북일보도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치적 나눠먹기는 필패>에서 대구·경북의 대응이 기관 개수 경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TK) 역시 몇 개 기관을 더 가져오느냐는 숫자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구혁신도시와 김천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존 이전기관과 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치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국제신문과 경상일보, 부산울산경남 본사 재배치 문제 지적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신문들은 공공기관 통폐합이 기존 혁신도시와 공기업 본사 소재지의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봤다.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석유공사, 부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통합 또는 분할 대상 기관이 부산·울산·경남에 집중된 상황을 전면에 놓았다.
국제신문은 <‘항만·발전 통합하고 LH 분리’ 균형발전 역행 안 된다>에서 “문제는 공공기관 다이어트 불똥이 엉뚱하게 이들 기업 본사가 있는 동남권에 튈 우려가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 인천 울산 여수에 흩어진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해 ‘한국항만공사’로 일원화 하는 안,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을 ‘한국발전’으로 합치는 안, LH를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하는 안 등이 그것”이라고 적었다.
항만공사 통합을 두고는 통합 본사가 부산에 들어서더라도 지역 항만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봤다. “4개 항만공사 가운데 부산의 자산 규모가 제일 크고 상징성도 있다. 그러나 항만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 약화, 지역 간 경영실적 격차 등을 이유로 본사 유치가 가장 유력한 부산에서조차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고 했다. 발전 5사 통합과 한국토지주택공사 분리 역시 “통합본사가 어디를 가도 나머지는 기능 축소를 떠안게 된다”, “분리된 두 기관이 모두 진주에 잔류하지 않는 한 경남은 수혜지역으로 보기 힘들다”고 짚었다.
국제신문은 금융 공공기관의 배치 문제도 부산의 금융도시 구상과 연결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과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은 금융도시 부산이 최적지”라며 “부산시는 올 연말 행정 및 공공기관 이전안 확정 전까지 유치 극대화, 불이익 최소화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상일보는 <공공기관 통폐합, 울산 에너지·발전·항만 명운 걸렸다>에서 울산의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울산항만공사가 모두 개편 대상이라는 사실을 부각했다. “울산에서도 한국동서발전·한국석유공사·울산항만공사 등 지역에 본사를 둔 기관들이 통합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본사와 핵심 기능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3개 공기업 본사를 모두 지키기가 사실상 어려운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했다.
충청지역 신문은 환영
충청권 신문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경찰청 등의 세종 이전을 행정수도 기능 확대의 계기로 평가하면서도 행복도시법 개정과 청사 신축, 형사사법 체계의 물리적 분리 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공공기관 이전에서는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 충청남도, 충청북도가 공동으로 핵심 기관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충청투데이는 <미이전 부처도 세종행 정교한 후속 로드맵 짜야>에서 “2029년 대통령 세종집무실,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구상과 맞물려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실질적 행정수도로 탈바꿈하는 결정적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이전 제외 기관으로 규정됐던 법무부와 검찰청, 경찰청 등을 포함한 소속기관까지 모두 이전이 결정되면서 국정 효율성 제고와 국토 균형발전 측면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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