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남도일보 제12기 K포럼 일곱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AI 시대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산업과 국가 시스템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대전환의 시기다"며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한민국 경제도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1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 인 광주에서 열린 남도일보 제12기 K포럼에서 ‘AI시대 변화와 도전-대한민국 경제의 중심 중소기업’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중소기업의 경제적 역할과 구조적 위기, AI 기술혁명이 가져올 산업 변화, 디지털 전환 시대 국가 거버넌스 개혁 필요성 등을 폭넓게 진단했다.
이 전 장관은 "대한민국 전체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 비중은 99.9%에 달하고 종사자 비중도 80.9% 수준이다"며 "우리나라 총수출액 5천422억 달러 가운데 중소기업 직·간접 수출액은 2천132억 달러로 전체의 39.3%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 혁신 역량은 이미 대기업을 넘어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CES 혁신상 수상 사례를 소개했다. 실제 CES 국내 기업 혁신상 수상 비중은 중소기업 기준 2022년 15%에서 2024년 31%까지 상승했다.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다만 그는 중소기업이 생산성 격차와 인력난, 지방소멸, 고령화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전 장관은 "중소기업 1인당 노동생산성은 1억3천800만 원 수준으로 대기업의 28% 수준에 불과하다"며 "300인 미만 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대기업보다 1.7배 높고 부족 인력의 90%가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을 심각한 구조적 위기로 꼽았다. 그는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138곳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비수도권 중소기업 생태계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소기업 경영자 평균 연령은 55세이고 60세 이상 비율도 33.3%에 달한다"며 "승계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간 35만 개 기업 폐업과 300만 명 규모 일자리 감소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원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AI 시대 디지털 격차 문제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그는 "AI와 데이터는 이제 중소기업의 새로운 무기다"며 "AI 필요성을 인식하는 기업은 78.4%에 달하지만 실제 활용률은 30.6%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IT 인프라 부족과 경영자의 AI 리터러시 부족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 병목이다"며 "AI 도입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리더십이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AI 시대 기업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AI 리터러시, 문제 정의 능력, 실패를 허용하는 조직문화, 투명한 소통,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을 제시했다.
그는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며 "정형화된 반복 업무는 자동화되지만 AI 운영·관리자, 프롬프트 설계자, AI 윤리·보안 담당자 같은 새로운 직무가 등장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원우들이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AI 실행 전략과 관련해서는 ‘작게 시작하고(Start Small), 빠르게 확산하며(Scale Fast),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Learn Always)’는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전 장관은 "많은 기업이 AI 전략은 세우지만 실제 실행 단계까지 가는 기업은 30% 미만이다"며 "AI는 단순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업 체질 자체를 바꾸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ESG 규제 강화도 중소기업의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발 관세 충격과 공급망 재편,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등이 중소기업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 장관은 "거버넌스가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은 조용히 무너질 수 있다"면서 미션 중심 정부 구축과 AI 기반 정책 설계, 통합 데이터 플랫폼 도입 등 국가 시스템 리모델링 방향을 제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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