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이슈&트렌드] 보유세 올리고 전세대출 조이고… 요동치는 부동산 셈법

정부가 7월 말 발표할 세제 개편안을 두고 부동산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용산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7월 말 발표할 세제 개편안을 두고 부동산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로 미뤄졌던 정책 구상들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주택의 취득부터 처분까지 전 과정에 걸친 고강도 세제 개편이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소득세, 주택 취득부터 처분까지 전 과정에 걸친 세제 손질이다. 세제개편 방향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 또 조이는 수요 억제… 시장 매물 출회 늘어날까

이번 세제개편은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주택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세제를 활용해 시장 안정을 유도하는 것이다.

정부는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을 통해 시장에 잠겨있던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유세 개편 방안으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과 과세표준 구간을 조정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손질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 공시가격 대비 실제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표준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아지면 세 부담이 커진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재 60% 수준이다. 이를 80% 안팎으로 높이면 세율을 그대로 두더라도 실제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별도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즉각 추진 가능해 비교적 용이한 수단으로 꼽힌다.

또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세 부담을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종부세 중과 대상을 규제지역 2주택자까지 넓히거나, 초고가 1주택자에 별도 과세 구간을 두는 방식 등이 얘기된다. 다만 중과 대상 확대나 세율 인상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

양도세에서는 장특공제 개편이 핵심이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단순 보유에 따른 혜택은 줄이고, 실제 거주 기간에 따른 공제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줄곧 이 같은 내용의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강조해 왔다. 조세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3월에는 서울의 부동산 보유세를 미국 뉴욕이나 일본 도쿄와 비교한 기사를 올렸다. 이 기사에 따르면 뉴욕과 도쿄의 보유세는 각각 1.0%, 1.7%지만, 서울의 평균 실효세율은 0.16%로 낮다.

또 같은 달 부동산 정책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를 배제하겠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최종 목표로 부동산공화국 탈출이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과제라고 했다.

이후 지난달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는 “우리나라 보유세는 대체로 낮아 (주택을)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없다”며 “서구 선진국처럼 보유 부담을 주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 부동산 시장 안정에 당정청 모두 촉각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하반기 국정 운영 핵심 과제로 부동산 정책을 선정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 대책을 중점 추진하기 위해 정례 당정 협의체도 가동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에는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가 공동 주최해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참석한다.

토론회에서는 주택공급(국토부)을 비롯해 세제(재경부), 대출(금융위) 등 주택시장을 둘러싼 규제 전반이 논의될 계획이다. 핵심 논제는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대출규제 방안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간 전세대출은 서민 주거 안정을 이유로 규제하지 않아왔는데, 이번에는 규제 대상에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전세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현행 80%에서 70% 수준으로 낮춰 차주의 대출 가능 금액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 정비사업 걸림돌로 꼽혔던 이주비 대출에도 손을 댈지 관건이다.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겪을 경우 철거 및 착공 등도 지연이 불가피해 주택 공급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을 근거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서울 정비사업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를 70%까지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금은 LTV 40% 제한을 받고 있다.

◇ 서울 집값 영향은

전문가들은 세제 강화가 이뤄지더라도 서울 집값이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예정된 서울 주택공급 물량 자체가 부족한 만큼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더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내년도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은 작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 제외)은 3만2370가구였으나, 올해 1만8642가구로 줄고 내년엔 1만1349가구로 더 감소할 전망이다.

업계는 집값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연간 4만가구 정도의 신규 공급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제 강화로 거래가 위축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와 매도 모두 위축되고 거래 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부학과 교수는 “당장 자금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아니고서는 보유 주택을 내놓을 이유가 크지 않다”며 “급매를 해야만 하는 일부 매물만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제개편에서 보유세는 높이되 거래세 완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유세만 강화하면 거래가 더 위축돼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매매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지만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가격이 뛸 가능성이 있다”며 “보유세를 높이더라도 취득세와 양도세는 함께 조정하는 등 부동산 생애주기를 고려한 세제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