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안 맡긴다… 데이터 직접 쥐고 유통 전 과정 AI 혁신
G마켓, 테헤란→성수동… ‘신세계 유니버스’ 완성 초읽기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서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오아니스 안토노글루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 겸 CTO, 미샤 라스킨 공동창업자 겸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사장. (제공: 신세계그룹)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유통기업이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는 시대가 왔다. 말이 아니라 삽을 든 기업, 신세계그룹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에 데이터를 맡기는 대신 스스로 인프라를 쥐는 길을 택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지난 2023년 5월 국회도서관 세미나에서 “데이터 주권이 송두리째 외부 기업으로 다 넘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자체적인 AI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경고한 그 메시지가 3년이 지난 지금 유통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손에 의해 가장 먼저 실행으로 옮겨지고 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선 이 선택이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리플렉션AI와 ‘소버린 AI 팩토리’… 범용 모델 대신 리테일 특화 선택
신세계그룹은 최근 미국 AI 스타트업 리플렉션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전력용량 250㎿ 규모의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협약식에 직접 참석할 만큼 이번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 AI 수출 프로그램 1호로 분류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오픈AI 같은 범용 모델이 아닌 리플렉션AI를 파트너로 택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오랜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 수준의 고객 접점과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수요 예측·발주·물류·배송 등 유통 전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이러한 영역은 현장 데이터와 현장 이해도가 중요한 만큼 리플렉션AI와의 협업을 통해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범용 모델보다 비용 효율과 실행 속도 면에서 리테일 특화 파트너가 실익이 크다는 판단이다.
◆“데이터 직접 통제”… 국회서 한 경고가 현실이 됐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단순한 AI 도입이 아닌 데이터 주권 확보다. 하 전 수석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Innovation 센터장 시절인 2023년 5월 국회도서관 국가전략정보센터(현 국가전략포털) ‘IT 세미나’에서 이미 위험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챗GPT와 나눈 모든 대화와 액션들이 다 오픈AI의 DB에 저장된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를 열어보지 않겠다고 해도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위해 공개하라고 하면 방어할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해 초 국회 간담회에서도 “소버린 AI가 실현되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원천 기술 없이 종속의 길로 가게 된다”며 “토종 LLM 개발에 대한 투자가 꼭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 수석으로 임명된 뒤인 지난해 5월 SBS 인터뷰에서는 소버린 AI를 추구하는 이유를 단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소버린 AI를 왜 만드느냐, 기술에 종속되기가 싫어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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