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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병하 천안시의원, 구호만 앞선 '초광역 리더론'…실행 가능성은?

천안시를 충청권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 반도체·모빌리티 산업 중심 성장 구상, 행정구역을 넘어선 생활권 통합 필요성 등 모두 정책적으로 의미 있는 방향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이병하 천안시의원, 구호만 앞선 '초광역 리더론'…실행 가능성은?

-천안이 충청을 이끈다? 협력 없이 가능?…공허한 리더론 도마 위

-특별경제구역 외쳤지만 법도 없다…현실성 없는 ‘정치 수사’ 논란

-법적 근거, 실행 전략 부재...지금 천안에 필요한 건 실행의 정밀도

천안시의회 제287회 임시회 전경과 우측 상단 이병하 의원 5분 발언 모습(사진=김형태 기자).

“설계자는 말로 되는 게 아니다” 천안시의회 이병하 의원이 주장한 ‘초광역 리더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다.

천안시의회 이병하 의원이 23일부터 시작된 제287회 임시회에서 ‘충청권 행정통합 무산 이후 “천안이 충청권의 주도적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작 구체적 실행 전략과 법적 기반이 결여된 ‘구호형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초광역 시대 대응과 천안시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며 ▲특별경제구역 지정 ▲생활권 중심 행정 ▲충청권 리더십 확보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책적 타당성과 현실적 실행 경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현실을 외면한 선언적 정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하 의원 발언을 보면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 초광역 경쟁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정확히 짚었다는 점에서 긍정표를 받는다.

장점도 상당히 많이 담겨 있다. 천안시를 충청권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 반도체·모빌리티 산업 중심 성장 구상, 행정구역을 넘어선 생활권 통합 필요성 등 모두 정책적으로 의미 있는 방향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없다는 것. ‘주도적 설계자’라는 표현은 정치적 수사로는 강하지만 행정·재정·법률 권한이 없는 기초지자체가 실현하기에는 과도하게 추상적이다.

이병하 의원이 제시한 핵심 카드인 ‘특별경제구역 지정’ 역시 현실성과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경제특구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해 중앙정부 승인으로 지정된다.

즉, 기초지자체가 독자적으로 ‘특별경제구역’을 약속하거나 추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더욱이 입지 경쟁력, 기반 인프라, 국가 산업 전략과의 정합성, 광역지자체 협의 등 복합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구체적 유치 전략이나 정부 협의 로드맵 없이 “정치력을 쏟아야 한다”는 위험한 제언을 했다. 이로 인해 “실현 가능성 검토 없는 선언적 정책 제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 행정구역을 넘는 ‘생활권 중심 행정’ 역시 현실과 괴리가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 체계에서 기초지자체는 타 지자체 행정에 직접 개입할 권한이 없으며, 광역 협력은 주로 광역지자체 또는 중앙정부 주도로 이루어진다.

물론 지방자치단체 간 협약, 행정협의회 구성,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 등 제도적 수단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타 지자체 동의, 재정 분담 구조, 법적 협약 체결 등 복잡한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이 의원 발언은 이러한 제도적 장벽에 대한 언급 없이 “칸막이를 없애자”는 원론적 주장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외에도 이병하 의원은 행정통합 무산의 원인으로 ‘정치적 갈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정작 그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는 정치적 책임론에 치중했다는 평가다.

누구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어떤 전략으로 중앙정부를 설득할 것인지, 통합 무산 이후 대체 로드맵은 무엇인지 등과 같은 핵심 질문에는 답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판은 강하지만 실행 설계는 약한 전형적 정치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병하 의원 발언은 ‘천안 중심 사고’라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026년 현재 충청권은 대전, 세종, 충남·충북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 구조로 얽혀 있다.

이 상황에서 천안이 ‘주도적 설계자’ 역할을 하겠다는 주장은 현실적으로는 타 지자체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일방적 리더십 강조는 광역 협력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부족할지라도 이병하 의원 발언은 방향성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책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이다.

법적 근거 부족, 실행 전략 부재, 광역 협력 고려 미흡 등 이 세 가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주도적 설계자’라는 표현은 현실 정치에서 공허한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천안시에 필요한 것은 ‘비전의 크기가 아니라, 실행의 정밀도다’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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