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계획 브리핑을하고 있다. 2026.04.11. /뉴시스
이로운넷 = 남기창 책임에디터
정부가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추진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을 오는 4월 27일부터 시작한다.
지급 대상은 국내 거주 국민 70%이며, 소득계층과 거주 지역에 따라 1인당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차등 지원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은 1차로 먼저 받고, 나머지 70% 국민은 건강보험료 등을 활용한 소득 선별을 거쳐 5월 18일부터 2차 지급을 받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방으로 갈수록, 취약계층일수록 두텁게 지원한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재정이 민생경제를 지키는 방파제가 돼야 한다"며 "중동전쟁이 몰고 온 경제 충격으로부터 서민의 삶을 지켜내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누가 얼마 받나…취약계층 최대 60만원, 일반 국민은 10만~25만원
이번 지원금은 2026년 3월 30일을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 70%에게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1차 지급 대상인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55만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45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비수도권이나 인구감소지역 거주자는 1인당 5만원이 추가돼, 기초생활수급자는 최대 60만원, 차상위·한부모가족은 최대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2차 지급 대상인 '그 외 70% 국민'은 지역별로 차등 지급된다. 수도권은 10만원, 비수도권은 15만원, 인구감소지역 중 우대지원지역은 20만원, 인구감소지역 중 특별지원지역은 25만원이다.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70%를 선별하되, 고액자산가를 제외할 추가 기준도 검토해 5월 중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
1차는 4월 27일~5월 8일, 2차는 5월 18일~7월 3일
신청과 지급은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는 4월 27일부터 5월 8일까지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이 대상이다. 2차는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로, 1차에 신청하지 못한 취약계층과 소득 하위 70% 국민이 대상이다. 1차에 이미 지원금을 받은 경우 2차에 중복 신청할 수 없다.
정부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1차 지급을 먼저 연 뒤, 이후 건강보험료 등으로 일반 대상자를 선별하는 과정과 카드사·지자체 시스템 반영, 안정적 서비스 운영을 위한 테스트 기간을 거쳐 2차 지급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브리핑문에서도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하기 위한 구조"라고 재차 강조했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중동 전쟁 여파로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을 차등 지원하는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이 이달 27일부터 시작된다.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은 우선 지급되며, 나머지 대상자는 소득 기준 등을 거쳐 5월 18일부터 지급될 전망이다. /그래픽=뉴시스
신청은 어떻게 하나…카드 충전·지역사랑상품권·선불카드 중 선택
지급 수단은 크게 세 가지다. 신용·체크카드 충전, 지역사랑상품권(모바일·카드형·지류형), 선불카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신청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가능하다.
신용·체크카드로 받으려면 본인이 사용하는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 콜센터·ARS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KB국민, NH농협, 롯데,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BC 등 9개 카드사가 대상이다. 카카오뱅크, 토스(토스뱅크),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케이뱅크 앱을 통한 신청도 가능하다. 오프라인으로는 카드와 연계된 은행 영업점에서 신청할 수 있는데, 은행별로 신청 가능 여부가 다를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카드 신청분은 신청 다음 날 해당 카드에 충전된다. 충전이 완료되면 문자메시지로 통보되며, 실제 결제 시에는 일반 카드 결제보다 피해지원금이 먼저 차감된다. 카드 포인트와는 별도로 관리되며, 잔액은 카드사 문자나 앱 알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또는 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을 원하면 주소지 관할 지방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 역시 신청 다음 날 충전된다.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선불카드는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 읍·면사무소 포함)를 방문해 신청하고 현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이 원칙이다. 다만 물량 사정 등에 따라 현장 즉시 수령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령 장소와 일시를 별도로 안내받을 수 있다.
온라인은 24시간, 오프라인은 평일 9시~18시…첫 주는 출생연도 요일제
온라인 신청은 신청 기간 중 24시간 가능하다. 다만 마감일에는 오후 6시까지만 접수된다. 오프라인 신청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카드 연계 은행 영업점은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혼잡을 줄이기 위해 1차와 2차 모두 시행 첫 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요일제가 적용된다. 1차는 4월 27일 월요일에 끝자리 1·6, 28일 화요일 2·7, 29일 수요일 3·8, 30일 목요일 4·9와 함께 5·0도 신청할 수 있다. 5월 1일은 요일제가 해제된다. 이는 노동절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5월 1일 신청분을 전날로 당겨 반영한 조정이다. 2차는 5월 18일 1·6, 19일 2·7, 20일 3·8, 21일 4·9, 22일 5·0 순으로 운영된다. 오프라인 주민센터는 지역 여건에 따라 요일제를 더 길게 운영할 수 있다.
누가 신청하나…성인은 개인 신청, 미성년자는 세대주 원칙
2007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성인은 개인별로 신청하고 지급받는다. 미성년자는 주민등록표상 세대주가 신청·수령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성인 구성원이 없는 미성년 세대주는 예외적으로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신청은 반드시 대상자 본인 명의로 해야 한다. 신용·체크카드와 모바일·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은 성인 본인만 본인 명의로 신청 가능하다.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선불카드와 지류·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의 경우 대리 신청과 대리 수령이 가능하다. 이 경우 대리인 신분증, 위임장, 본인과 대리인의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하다. 본인 신청 시에도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모바일 신분증 등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어디서 쓸 수 있나…주소지 관할 지역 안에서,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중심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지역 내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매출 회복을 위해 사용 지역이 제한된다. 서울·부산 같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세종·제주 포함) 거주자는 해당 시·도 안에서 쓸 수 있고, 도 지역 거주자는 주소지에 해당하는 시·군 안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예컨대 서울 중구 주민은 서울시 안에서, 충북 청주시 주민은 청주시 안에서 쓸 수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은 경우에는 기존 상품권과 동일하게 해당 지자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 또는 선불카드로 받은 경우에는 일부 제한 업종을 제외한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전통시장, 동네마트, 식당, 카페, 의류점, 미용실, 안경원, 학원, 약국·의원, 프랜차이즈 가맹점(편의점·치킨집 등) 등이 대표적인 사용 가능 업종이다. 대형마트·백화점 안에서도 소상공인이 독립 운영하는 임대매장(꽃집·안경원 등)은 사용 가능하다. 택시도 연 매출 30억원 이하, 지역 제한 요건을 충족하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쇼핑몰, 배달앱, 유흥·사행업종, 환금성 업종, 비소비성 지출 성격의 업종 등은 사용이 제한된다. 특히 PG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키오스크나 테이블오더 시스템에서는 결제가 막힐 수 있다. 다만 배달앱이라도 가맹점 자체 단말기를 이용한 대면결제, 이른바 '만나서 결제' 방식은 허용된다.
정부는 소비 인프라가 부족한 읍·면 지역의 불편을 고려해 일부 하나로마트를 예외 사용처에 포함했다. 브리핑문에서는 향후 지자체와 협력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가능 매장' 스티커를 부착하겠다고 밝혔다.
8월 31일까지 써야…미사용 잔액은 자동 소멸
1차와 2차를 통해 지급된 지원금은 모두 8월 31일 밤 12시까지 사용해야 한다. 기한 내 사용하지 못한 금액은 환불되지 않고 자동 소멸된다. 정부는 단기 소비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회복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급 대상 여부나 금액에 이견이 있을 경우 이의신청도 가능하다. 원칙적인 접수 기간은 5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다. 온라인은 국민신문고, 오프라인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이의신청 첫 주 역시 출생연도 끝자리 요일제가 적용된다.
다만 자녀 부양관계 조정, 미성년자 본인 신청, 수도권·비수도권 간 이사처럼 지급 대상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 범위의 정정은 1차 기간인 4월 27일~5월 8일에도 예외적으로 접수할 수 있다. 3월 30일 이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새로 책정됐거나, 해외 체류 중이었다가 7월 17일 이전 귀국한 경우 등도 이의신청을 통해 지급받을 수 있다.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제외되지만, 내국인 포함 가구에 등재돼 있고 건강보험 가입자·피부양자·의료급여 수급자인 경우, 또는 영주권자(F-5)·결혼이민자(F-6)·난민인정자(F-2-4) 등 일부 예외는 포함된다.
4월 20일부터 사전 알림…정부 "URL 문자 안 보낸다"
정부는 4월 20일부터 네이버앱, 카카오톡, 토스 등 20개 모바일 앱과 국민비서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비서 알림서비스' 사전 신청을 받는다. 이를 신청하면 1차 지급 이틀 전인 4월 25일, 2차 지급 이틀 전인 5월 16일부터 지급 대상 여부, 예상 금액, 신청 방법, 사용기한 등을 미리 안내받을 수 있다.
또 고령자·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 지자체 담당자가 직접 찾아가 신청을 돕고 지급하는 '찾아가는 신청'도 운영된다. 다만 같은 가구에 대리 신청이 가능한 가족이 있으면 제한될 수 있다. 정부는 국민콜110과 별도 전담 콜센터도 4월 중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스미싱 피해도 강하게 경고했다. 행안부는 "정부·카드사·지역사랑상품권 운영대행사는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관련해 URL이나 링크가 포함된 문자를 일절 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인터넷 주소 클릭을 유도하는 문자를 받으면 즉시 삭제하고, 의심 문자나 악성앱 감염이 의심되면 한국인터넷진흥원 118센터나 경찰 112에 신고해야 한다.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7시에 3차 최고가격을 발표하고 오는 10일 0시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2026.04.09./뉴시스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형식상 '전 국민 보편지급'이 아니라 취약계층과 소득 하위 70%를 겨냥한 선별 지원이지만, 실제 설계는 단순한 현금성 이전에 그치지 않도록 촘촘하게 짜였다.
지급 수단을 카드 충전,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로 나누고 사용 지역을 주소지 관할 지방정부로 제한한 것은 지원금이 대형 유통망이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빠져나가기보다 동네 상권과 골목경제 안에서 돌게 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특히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에 추가 지원을 붙인 대목은 단기 생계 보전과 함께 지역 소멸 대응이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얹은 구조로 읽힌다.
다만 정책 효과는 결국 '얼마를 주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덜 헷갈리게 쓰게 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1·2차 분리 지급, 요일제, 지급수단별 신청 창구 차이, 사용처 제한, 이의신청 예외 규정까지 실제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가장 혼란을 겪기 쉬운 요소들이 적지 않다.
정부가 사전 알림서비스와 찾아가는 신청, 사용 가능 매장 스티커 부착까지 예고한 것도 이 때문인데 관건은 제도 설계의 정교함보다 읍면동 주민센터·카드사·지자체 콜센터가 초반 혼선을 얼마나 줄이느냐다. 첫 주 민원 대응과 현장 안내의 완성도가 이번 정책 체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뜻이다.
결국 이번 지원금은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순환'이라는 두 개의 목표를 한꺼번에 겨냥한 응급 처방 성격이 강하다. 단기적으로는 고유가 충격을 버티게 하는 안전판이 될 수 있지만, 소비 여력이 취약한 계층에 얼마나 실질적인 체감으로 이어질지, 또 지역 소상공인 매출 회복으로 얼마나 연결될지는 지급 속도와 사용 편의성, 현장 집행력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남기창 책임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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