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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동수단 넘어서는 전기車… 에너지 저장 인프라로 부상

중동 전쟁과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극대화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면 각국 정부는 전기차를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 2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이동수단 넘어서는 전기車… 에너지 저장 인프라로 부상

전력 쌍방향 교류 ‘V2G’ 구축 활발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에 연결해 활용하는 시스템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전기차가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에너지 운반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동 전쟁과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극대화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시스템이 구축되면 각국 정부는 전기차를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

2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영국 에너지 기업 ‘옥토퍼스에너지’는 상업용 V2G(Vehicle to Grid) 패키지를 출시했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망을 연결해 전력을 양방향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전력 사용이 적은 밤이나 새벽에 전기차를 충전한 뒤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전력망을 통해 전기를 제공할 수 있다.

옥토퍼스에너지는 전기차 리스, V2G 충전기 설치, 요금제 등을 통합해 전기차 소유주가 전기차를 충전기에 연결하면 V2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일정 시간 이상 연결하면 충전요금을 전액 감면해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전기요금이 높은 편인 영국에서 전기차 소유주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은 V2G 서비스 상용화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전용 서비스를 통해 전기차 소유주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유럽을 비롯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큰 지역은 전기차의 V2G가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기후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 차이가 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서다. 네덜란드는 네 번째로 큰 도시 위트레흐트에서 첫 대규모 도시 단위 V2G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위트레흐트는 건물 약 35%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낮 시간대 전력 과잉 생산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전기차, V2G 충전소, 지역 태양광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낮에 잉여 전력을 전기차에 저장했다가 필요시 전력망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의 불균형을 보완하고 있다.

재난·재해로 전력망 피해가 잦은 국가에서도 전기차를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산불과 폭염,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로 잦은 정전 위험에 노출돼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가 대표적이다.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를 중심으로 전기차를 지역 전력망과 연계하면 정전 상황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전력을 복구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전기차 약 14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는 2035년에는 전기차만으로 캘리포니아 모든 가정에 3일 동안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도 전기차를 재난 대응 전력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육성하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V2G 활용 논의가 본격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2024년 이시카와현 노토 지진 당시 피해 지역에 전기차를 투입해 가정, 피난소, 병원 등에 비상 전력을 공급했다.

한국도 전기차를 활용한 V2G 사업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12월부터 제주도에서 아이오닉9과 EV9 등 전기차 55대를 활용해 충전 인프라와 전력망 연계 안정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제주도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V2G 활용도가 클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부도 V2G 상용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주도로 출범한 ‘V2G 민·관 협의체’는 중앙·지방정부, 전력기관, 기업, 학계 등이 요금제, 정산·보상 방식, 법령 개선, 기술표준 등을 포괄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논의 중이다. 지난달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7대 혁신 프로젝트 중 하나로 ‘V2G 확대’를 꼽으면서 관련 논의는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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