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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칼럼] 재활의료기관 , ‘그 다음’을 향해

기계나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회복기 재활은 특히나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급성기 치료나 수술이 끝났다고 회복이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다. 뇌·척수 손상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 고관절·골반·대퇴골...

[의료칼럼] 재활의료기관 , ‘그 다음’을 향해

재활치료 현장을 종종 ‘조용한 운동치료실’로 오해하지만, 실제 현장은 매우 활기차고 역동적이다. 필자의 병원은 병동 한가운데 치료실이 널따란 체육관처럼 배치된 것이 특징인데, 재활치료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낮에는 여기저기서 발걸음 소리와 기구 소리가 울리고, “좋아요, 한 번 더!”라는 격려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재활은 ‘치료’이기 전에 ‘관계’다. 무엇보다 치료사와 환자가 1:1로 마주하는 시간에서 시작한다. 치료사는 환자의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가까이에서 읽고, 환자는 그 곁에서 다시 시도할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재활은 ‘사람이 사람에게 건네는 최선의 응원과 지지’가 담긴 의료라고 믿는다. 기계나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회복기 재활은 특히나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급성기 치료나 수술이 끝났다고 회복이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다. 뇌·척수 손상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 고관절·골반·대퇴골 골절 및 치환술 이후의 근골격계 질환, 비사용증후군 등은 ‘제때’ ‘충분히’ ‘체계적으로’ 재활 받는 것이 일상 복귀와 기능 회복 수준을 좌우한다.

이러한 골든타임에 집중재활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제도가 보건복지부 지정 ‘재활의료기관’이다. 인력·시설·장비·진료량·환자 구성비 등 엄격한 기준을 종합 심사해 지정하며, 환자는 다학제 팀이 수립한 치료계획에 따라 개인 기능 수준과 목표에 맞춘 재활을 받게 된다.

본원은 제2기에 이어 제3기 재활의료기관으로 연속 지정됐다. 이는 회복기 재활에 필요한 진료체계를 꾸준히 갖추고 운영해 왔다는 점을 다시 확인받은 결과로 이해되지만, ‘더 잘하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재활의 목적은 단순한 기능 개선이 아니라, 환자가 익숙하고 정든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입원 기간의 집중재활이 퇴원에서 끊기지 않도록 퇴원 전후 지원과 시스템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퇴원 이후의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병원에서는 가능했던 보행이나 일상 동작이 집에서는 어렵기도 하고, 보호자의 부담과 불안이 커지기도 한다. 본원은 이러한 공백을 줄이기 위해 주택 개보수를 비롯해 통원·방문재활, 재활낮병동 등 환자의 상태와 생활 여건에 맞는 재활 단계를 안내하고, 퇴원 후에도 회복이 이어지도록 연속 재활체계를 촘촘히 연결하고자 한다. 재활은 병원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일상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재활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은 결국 사람이다. 같은 치료실과 장비라도 치료사가 어떻게 평가하고 목표를 세우며 환자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본원 역시 치료사 교육과 전문성 강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일본 재활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임상 교육과 치료 프로세스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재활은 환자의 존엄을 지키고, 가족의 삶을 회복시키며, 지역사회로의 복귀를 가능하게 한다. 재활의료기관 연속 지정을 출발점으로 삼아, 회복기 골든타임의 집중재활과 퇴원 이후까지 이어지는 연속 재활을 통해 재활의 끝이 병원이 아닌 일상이 되도록 만들고자 한다.

홍수민 (희연재활병원 물리치료사 재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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