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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윤은기의 X경영(75)] AI가 불러온 인원감축, 반의 반 그리고 계속 반을...

"반의 반, 그리고 또 반을 줄여라." 최근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테크 레이오프 추적 플랫폼을 보면 이미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약 24만 5,000개의 테크 일자리가 증발했으며...

[윤은기의 X경영(75)] AI가 불러온 인원감축, 반의 반 그리고 계속 반을...

[한국강사신문 윤은기 칼럼니스트] “반의 반, 그리고 또 반을 줄여라.”

최근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거침없는 경고음이다. 일단 인력을 반으로 줄이고, 그 남은 인력의 반을 또 줄이겠다는 것이다.

AI 혁명이 몰고 온 이 충격은 단순히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체질과 생존 방정식 자체를 바꾸는 ‘문명사적 대전환’의 요구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노동을 실시간으로 대체하고, 시간의 밀도를 무한히 압축하는 시대에 대규모 인원 감축은 이제 피할 길이 없다.

테크 레이오프 추적 플랫폼을 보면 이미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약 24만 5,000개의 테크 일자리가 증발했으며, 2026년 들어서도 몇 달 만에 10만 명 이상이 직장을 잃었다. 유념해야 할 것은 이 기업들이 돈을 못 벌어서 감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역대급 흑자를 기록하면서도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사람이 아니라 AI다.

오라클은 전체 인력의 18% 수준인 약 30,000명을 감원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인텔은 33,900명을 내보냈다. 전체 직원의 22%를 줄인 것이다. 아마존과 메타도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문제는 앞으로 추가 감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피할 수 없는 질문 앞에 직면해 있다. “살아남기 위해 누구를, 언제, 어떻게 줄여야 하는가? 이것은 AI 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이 풀어야 할 가장 ‘불편하고도 치명적인 진실’이다.”

AI 시대의 인력 구조 개편은 전통적인 구조조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구조조정 방식은 대개 현장직이나 일선 직원, 혹은 실적이 저조한 부서를 타깃으로 삼았다. 하지만 AI 혁명의 칼날은 정확히 조직의 ‘허리’와 ‘머리’를 겨누고 있다.

한국 기업은 생존을 위해 인력을 줄이려 해도, 외부 환경과 제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대한민국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정리해고)’의 요건을 극히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AI를 도입했으니 사람이 필요 없다”는 논리는 법원에서 ‘긴박한 경영상 필요’로 쉽게 인정받기 어렵다. AI대변혁에 대비한 대규모 감원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제도다.

그러나 법과 사회여론이 무섭다고 해서 AI 전환을 늦추는 것은 기업에게 ‘서서히 말라 죽으라’는 말과 같다. 속도가 곧 생존인 융합과 곱셈의 시대에 기존 인력을 그대로 안고 가는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반의 반을 줄이라.” 이 준엄한 명령은 거를 수 없는 거대한 조류다. AI기술의 혁신은 인간의 노동을 밀어내고 있으며, 이 강을 건너지 못하는 기업은 침몰할 것이다. 이 강을 건너기 위해 기업은 효율성만 앞세운 감원을 할 게 아니라 실질적 직업전환과 해고보상안을 마련하여 종업원의 생존과 상생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인 삼성전자에서는 노조가 이익 성과금을 더 내놓지 않으면 총파업을 통해 회사를 멈추겠다고 강경투쟁에 나섰다. 노조도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고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투쟁방식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비록 극적인 잠정합의안 도출로 당장의 파국은 면했으나, 이번 총파업 압박 사태가 향후 삼성전자와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에 미칠 파장은 심각하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뼈를 깎는 감원으로 확보한 수천억 달러의 재원을 오직 HBM(고대역폭메모리) 인프라와 고성능 AI 데이터 센터 구축에 쏟아붓는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삼성은 이번 사태로 미래 영토에 집중되어야 할 막대한 자본의 일부를 내부 보상 비용으로 묶어두게 되었다. 이는 장기 투자 레이스에서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다.

파운드리와 HBM 공급망에서 글로벌 거대 고객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안정적인 적기 공급’이다. 노조의 결단에 따라 세계 최대 반도체 라인이 언제든 마비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노출한 것 자체가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막대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에 삼성전자 노사가 타협을 해도 노란봉투법에 의해 수많은 협력회사가 계속 발목잡기가 가능하다. 고객사들은 이 점까지 꿰뚫어 보고 있다.

선진국 테크 기업들이 AI 대전환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축하고 선제적으로 대규모 인원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세계 경쟁사들은 자본과 조직을 슬림화해 오직 AI 파도와 싸우고 있는데, 우리는 그 아까운 힘을 내부 노사 씨름에 빼앗기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어느 기업이든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AI대변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공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성과보상금은 고사하고 일자리마저 사라진다. 노도, 사도, 정부도 AI 대전환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을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한다.

X경영이 강조하는 ‘곱하기법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큰 성과도 곱하기 영(zero)을 하면 한 순간에 모든 게 영으로 변한다.

지금 초성과를 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초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다. 삼성 노조 지도부는 지금 바로 AI에게 물어보라.

“지금 성과금 분배가 중요한가 아니면 일자리가 중요한가?”

칼럼니스트 프로필

윤은기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인하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차관급),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서울시공무원면책심의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 대한민국 백강포럼 회장, 백소회 회장, 공군정책발전자문위원장, 도산애기애타지도자아카데미 학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방송활동으로 KBS 제1라디오 ‘생방송 오늘’, EBS TV ‘직업의 세계’, MBN TV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 등이 있다. 주요저서로는 <X경영(2025)>, <협업으로 창조하라(2015)>, <대한민국 국격을 생각한다(2010)>, <매력이 경쟁력이다(2009)>, <時테크 시간창조의 기술(1992)>, <정보학 특강(1987)> 등이 있다.

수상경력으로 ‘공군을 빛낸 인물(2015)’, ‘대한민국공군전우회 자랑스러운 공군인(2015)’, ‘제9회 한국HRD대상 CHO부문 대상(2011)’, ‘홍조근정훈장(2009)’, ‘산업교육대상 명강사부문(199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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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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