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이미지/제작=엠에스투데이)
[MS투데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일부 완화되며 국제유가가 진정세를 보이자 미국과 한국 증시가 동반 반등했다. 뉴욕증시에서는 유가 급등 부담이 누그러진 틈을 타 인공지능(AI)·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했고, 17일 국내 증시도 그 훈풍을 이어받아 코스피 5700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지만,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 주요국 중앙은행 회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경계도 여전하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7.94포인트(0.83%) 오른 4만6946.4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7.19포인트(1.01%) 상승한 6699.38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268.82포인트(1.22%) 오른 2만2374.18에 마감했다. 장 초반만 해도 유가 재급등과 전쟁 불안이 시장을 짓눌렀지만, 일부 선박 통항 재개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 국면으로 가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AP통신은 이를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강한 하루 반등 흐름으로 평가했고, 외신에서는 투자자들이 다시 AI 관련주로 복귀한 장세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반등의 출발점은 유가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 초반 100달러를 웃돌다가 90달러대 중반으로 급락했고, 브렌트유도 상승폭을 대거 반납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필요할 경우 추가 비축유 방출이 가능하다고 밝힌 점도 시장을 안정시키는 재료로 작용했다. 유가가 진정되자 금리와 물가에 대한 공포가 다소 누그러졌고, 그동안 조정을 받았던 성장주와 기술주에 매수세가 재유입됐다. 이번 반등은 지정학 리스크 해소라기보다 ‘최악의 공급 충격 시나리오’가 잠시 후퇴한 데 따른 안도 랠리에 가깝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 메타·엔비디아·마이크론 강세…AI주가 뉴욕장 견인
종목별로는 빅테크와 반도체주가 두드러졌다. 메타는 대규모 인력 감축 추진 보도 속 비용 효율화 기대가 부각되며 상승했고, 엔비디아는 연례 개발자 회의(GTC)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론도 대만 내 두 번째 메모리 반도체 공장 계획이 부각되며 상승 흐름에 올라탔다. 유럽 증시 역시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결국 16일 뉴욕장은 “유가 진정 → AI주 반등 → 지수 회복”이라는 비교적 선명한 구조를 보였다.
이 같은 미국발 훈풍은 17일 국내 증시로 곧장 번졌다. 코스피는 이날 161.95포인트(2.92%) 오른 5711.80으로 출발했고, 코스닥은 18.54포인트(1.63%) 상승한 1156.83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9시 21분 기준 코스피는 5698.64를 기록했고, 오전 10시 59분 기준으로도 5699.13으로 2%대 강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TV는 이날 정오 무렵 코스피가 유가 하락과 ‘젠슨 황 효과’에 힘입어 5700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 대비 7.5원 내린 1490.0원에 출발해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반등을 이끌었다. 연합뉴스는 미국 증시 반등과 엔비디아 GTC 기대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9만원, 100만원 선을 재돌파했다고 전했다. 증권주도 거래대금 확대 기대 속에 강세를 보였다. 반면 최근 유가 급등 국면에서 급등했던 일부 정유·에너지 관련주는 이날 국제유가 하락 전환에 차익실현 압력을 받는 모습도 나타났다. 즉 국내 시장 역시 ‘전쟁 수혜주’보다 ‘유가 안정 수혜주’로 매기가 이동하는 양상이다.
◆ 코스피 반등에도 경계감 여전…이번 주는 연준이 변수
다만 시장이 안정을 완전히 되찾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 증시는 17일 전반적으로 반등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추세 전환보다 단기 쇼트커버링과 안도 랠리 성격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일본은행(BOJ) 등 주요 중앙은행 회의가 예정돼 있어, 유가 충격이 향후 물가와 금리 경로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다시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 유가와 환율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고, 이 경우 코스피와 코스닥의 반등 탄력도 빠르게 약해질 수 있다.
결국 이날 국내외 증시는 “전쟁 공포의 완전한 해소”가 아니라 “유가 진정이 만들어낸 일시적 숨 고르기”에 더 가깝다. 그러나 그 숨 고르기만으로도 시장은 기술주와 반도체주를 다시 매수할 명분을 찾았다. 뉴욕증시의 AI 랠리가 서울 증시의 반도체 반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17일 장세는 여전히 글로벌 자금이 지정학보다 성장 모멘텀을 좇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상황, 국제유가 100달러 재돌파 여부, 연준의 메시지가 다시 시장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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