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전’ 강독, 근대 정신과 민주주의 재조명
한국 동학 권위자 박맹수 명예교수 직강
6일부터 총 7회, 정읍 현장 답사 도 결합
세계적인 ‘K-컬처’ 열풍 속에서 한국 근대 정신의 뿌리이자 자생적 평등·생태 사상인 동학을 현대적 K-철학으로 다시 조명하는 기획 강좌가 마련됐다.
‘K-철학으로서 동학 다시 읽기 - 동경대전 강독’은 ‘위기의 시대, 생명과 주체성의 회복을 위하여’라는 주제 아래, 문명적 대전환과 기후위기, 사회적 갈등에 직면한 현대인들에게 동학사상이 던지는 시대적 메시지를 함께 읽어 내는 자리다. 총 7회의 입체적 교육 과정강좌는 단순한 이론 전달을 넘어, 텍스트와 역사의 현장을 밀도 있게 결합해 정읍 현장 답사도 전개된다.
강좌의 중심 교재인 ‘동경대전(東經經典)’은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 선생이 한문으로 집필한 동학의 핵심 경전으로 동학의 헌법이자 정수다. 1860년 동학 창도 이후 조선 조정의 탄압 속에서 교주가 순교하자, 2대 교주 해월 최시형 선생은 교리를 보존하고 널리 유포하기 위해 경전 간행에 나섰다. 특히 1883년 충청도 목천에서 간행된 ‘동경대전’(목천판)은 현존하는 경전 판본 중 가장 오래되고 완전한 형태를 갖춘 진본으로, 비로소 동학이 체계적인 사상과 조직을 갖춘 대중 운동으로 확산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동경대전’은 인간 존엄성을 극대화한 ‘인내천(人乃天)’과 ‘사인여천(事人如天)’, 그리고 하늘·인간·자연 만물을 모두 한 몸으로 모시는 ‘삼경(三敬: 경천·경인·경물) 사상’을 담고 있다. 단순한 종교 경전을 넘어 불평등한 봉건 질서를 타파하고 생명 존중과 평화 공생을 주창한 한국 근대 사상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이번 강의는 국내 동학 및 한국 근현대사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박맹수 원광대명예교수(전 원광대 총장)가 진행한다. 박 교수는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일본 홋카이도대학에서 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장, 모심과살림연구소 이사장, 원불교사상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생명의 눈으로 보는 동학’, ‘한국사상선 16: 최제우·최시형·강일순’, ‘한글판 동경대전’ 등 다수의 저작을 통해 동학 연구를 개척해 왔으며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과 함께 매년 동학농민혁명 전적지를 답사하는 등 한일 간 평화·공생의 연대를 이끌고 있는 학자다.
첫날인 6일(1차)에는 1883년 목천판을 중심으로 한 ‘동경대전의 역사적 위상’을 다루며 경전 탄생의 역사적 배경을 짚었다. 이어 2차 (13일)에는 동학의 창도 내력과 포교 의지를 담은 ‘포덕문(布德文)’을 강독하고, 20일(3차)에는 동학의 정당성과 유·불·선과의 차별성을 논한 ‘논학문(論學文) 1회’를 학습한다. 24일(4차)에는 강의실을 벗어나 동학농민혁명의 숨결이 서린 전북 정읍 지역으로 ‘한일동학기행’ 답사를 떠난다. 텍스트로 읽은 동학 사상이 역사적 현장에서 어떻게 대중적 민주 운동으로 폭발했는지 직접 체화하는 시간이다. 답사 이후 11월 3일(5차)에는 ‘논학문 2회’ 강독이 이어지며, 11월 10일(6차)에는 도를 닦는 실천적 자세와 사유 체계를 담은 ‘수덕문(修德文)’ 및 ‘불연기연(不然其然)’을 깊이 있게 읽어 내려간다. 마지막 날인 11월 17일(7차)에는 ‘다시 동학을 찾아 민주주의를 철학한다’라는 주제로, 동학의 개혁 정신이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와 생명 운동에 주는 시사점을 논의하며 전 과정을 마무리한다.
주최 측은 “K-컬처의 뿌리가 되는 K-철학의 정수를 돌아보는 것은 오늘날 사회적 갈등과 생태적 위기를 극복하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이번 강좌는 시민자유대학과 전남대 인문융합연구원 6일부터 11월 17일까지 매주 화요일(오후 2시~4시) 시민자유대학 강의실에서 전개한다.
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