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속 LG그룹의 사업 현황과 재무 상태를 점검합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 제공=LG
LG그룹의 전자와 배터리, 석유화학 등 주력사업 펀더멘털이 위협받고 있다. 이들 사업은 글로벌 의존도가 높아 거시경제(매크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매크로가 LG그룹에 불리하게 움직이면서 실적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전자·배터리·석유화학 업황 발목
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주력인 전자를 비롯해 배터리, 석유화학 부문의 비우호적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수출 비중이 높아 매크로 흐름과 지정학적 변수에 민감하며 보호무역주의와 과잉 공급, 소비 침체 등에 발목을 잡혔다.
전자 부문(LG전자)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면서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이 수익성을 제약하고 있다. LG전자는 매출에서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크며 지난해 연결 기준 89조2009억원 중 41.02%(36조5941억원)가 내수 매출이고 나머지는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물가와 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성장을 위협할 요인이 커진 상태다.
LG그룹 합산 매출·EBIT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수익성도 악화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2025년 2조4784억원으로 전년 대비(3조4197억원) 27.52%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8%로 전년 대비(3.9%) 1.1%p 하락했다.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약 4000억원을 제외해도 2025년 영업이익은 2024년에 비해 540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글로벌 고금리·고물가에 따라 TV와 IT 기기의 수요 회복이 지연된 가운데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 심화와 LCD 패널 공급을 장악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패널 판가 상승 압력 때문이다. 또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다. 전자 부문은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과 미국의 부정적인 통상 환경 등 부정적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부문(LG에너지솔루션)은 정책 불확실성과 전기차(EV) 캐즘으로 부진을 겪고 있으며 올해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출 매출은 2023년 20조906억원에 달했으나 2025년 9조8583억원으로 50.93%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내수+수출)에서 수출 비중은 59.53%에서 41.65%로 17.88%p 하락했다.
최대 매출처인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이 조기 종료된 이후 수요 위축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을 늘리면서 보완하고 있으나 전기차 매출의존도가 2025년 말 기준 9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 위축을 상쇄하기 어려워 보인다.
석유화학 부문(LG화학)은 중국의 자급률을 넘어선 과잉 공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8조216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 2105억원을 냈다. 구조적 공급과잉에 부진이 길어지면서 자산 매각을 통해 대응하는 상황이다.
이밖에 LG화학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나프타 수급 대란으로 고객사에 일부 제품에 대한 불가항력을 통지했다. 불가항력은 전쟁과 천재지변 등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으로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울 때 배상 책임을 면제받기 위해 하는 조치다.
성장 모멘텀 약화, 실적 개선 시험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LG그룹의 2025년 영업이익률은 3.1%로 전년 대비(2.9%) 0.2%p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가 저수익의 액정표시장치(LCD) 비중을 줄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을 늘린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다만 전자와 배터리, 석유화학 등 주력사업 업황이 비우호적 흐름을 이어가는 만큼 성장 모멘텀에서 멀어지고 있다. 사업 기반이 약화해 이익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자산 매각과 투자 속도 조절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등 통신 계열사의 우수한 수익성은 유지되고 있으나 절대적 비중이 낮은 만큼 주력사업의 부진을 상쇄하기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와 배터리는 미국의 정책과 소비 침체, 석유화학과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과잉 공급과 수요 부진 등이 반등을 저해한다. 불리한 업황이 고착되면서 실적 개선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LG그룹의 주력사업 환경이 비우호적 흐름을 이어가며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투자속도 조절과 자산 매각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약화된 그룹의 이익창출력을 고려할 때 차입금 감축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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