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달까지… 정유4사 모두 신청
중동산 원유 수급 공백 해소 조치
공공기관 차량 5부 → 2부제도 검토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중동전쟁 관련 국내 석유·가스 가격 동향, 주요 업종 영향 및 대응 등에 대해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원유 수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축유 스와프’ 제도가 시행된다.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 대체 물량을 확보한 정유사에 정부가 먼저 비축유를 빌려준 뒤 추후 대체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면 돌려받는 제도다. 정유사들이 대체 물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독려하려는 취지다. 비축유와 정유사의 대체 도입 물량을 두고 정부가 시기와 조건을 정해 맞교환(스와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31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이날부터 ‘정부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도입해 시행한다”며 “사전 수요조사에서 국내 정유 4사가 모두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활용하겠다고 신청했다”고 밝혔다.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다음 달까지 2개월간 시행된다. 정부는 추후 산업부 장관 승인을 받아 1개월마다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비축유 스와프 카드를 꺼낸 건 국내 정유사의 의존도가 높은 중동산 원유 수급 공백 때문이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중질유에 맞춰 정제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수급길이 막히자 미국산 경질유를 비롯해 호주 브라질 등 세계 각국에서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유종 간 차이로 중동 외 지역 원유가 국내에 들어와도 바로 정유사 설비에 투입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미주 아프리카 등 각지에서 들어오는 기간도 14~50일 걸린다. 이에 정부가 비축유로 보관 중인 중질유를 긴급대여하는 방식으로 우선 빌려준 뒤 대체 물량 선박이 국내에 도착하면 이 물량을 상환받는 방식으로 수급 공백을 풀어준다는 것이다. 양 실장은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는 시설을 효율적으로 돌리기 위해 중동산 원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동산 원유 비축유를 가져다 쓰고 나중에 다른 원유로 갚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이 신청한 물량은 2000만 배럴 이상이다. 여기에 다음 달 중 본격적인 비축유 방출이 시작될 경우 6월까지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양 실장은 “앞으로의 상황은 기업들이 얼마나 중동 외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지, 중동 사태가 언제까지 가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해외 대체 물량은 알제리, 가봉, 콩고 등 아프리카 지역과 카자흐스탄, 브라질, 콜롬비아, 호주, 파푸아뉴기니, 미국 등에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주요 석유제품 공급망 수급 상황도 모니터링 중이다. 양 실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의약품, 조선 등 관련 품목 가운데 헬륨, 브롬화수소, 황산, 에틸렌 등은 상반기까지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수액포장제는 3개월간 차질 없도록 조처했고 대체 공급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원유 자원안보 위기단계가 현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될 경우 공공기관 승용차 부제를 5부제에서 2부제(홀짝제)로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관계부처 간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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