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프라가 취약했던 울주 남부권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군립 의료기관 '울주병원'이 9월 4일 공식 개원한다는 소식이다. 옛 온산보람병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출발하는 울주병원은, 지자체가 세금을 투입해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직접 챙기겠다는 공공의료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개원의 기쁨보다 우려가 앞선다. 당초 계획했던 필수 진료과들을 온전히 갖추지 못한 채 가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개원 후 바로 진료를 실시하는 곳은 내과, 외과 등 5개 과목과 인공신장실에 불과하다. 정형외과는 9월 중순 이후로 밀렸고, 군립병원의 핵심 존재 이유이자 주민들이 가장 기다려온 '24시간 응급실'은 10월 이후에나 가동 여부를 타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핵심 알맹이가 빠진 사실상 '반쪽짜리 개원'이다. 이 같은 파행 출발의 원인은 전국적인 전문 의료진 구인난이다. 지방 공공병원이라는 한계 탓에 높은 연봉을 제시해도 응급의학과나 정형외과 전문의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는 위탁 운영사 측의 변명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새울원전과 온산국가산단을 배후에 두고 있어 대형 산업 재해나 응급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응급실 없는 군립병원은 주민들에게 안도감을 주긴 사실상 어렵다. 야간과 주말의 의료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공공병원은 당초 취지가 반감될 것이 뻔하다.
이제 울주군과 수탁 기관인 온그룹의료재단에 남겨진 과제는 명확하다. 10월 응급실 정상 가동을 목표로 가용한 모든 행정력과 재정을 쏟아부어 의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군립병원은 수익을 내기 위한 기관이 아니다. 주민들이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혹은 밤이 깊었다는 이유로 응급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쳐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유지하는 '최후의 안전망'이다. 울주병원이 하루빨리 '응급실 불이 꺼지지 않는 진짜 군립병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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