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식 박사·세계생활체육연맹 이사·TAFISA Korea 회장
울산, 정원을 걷고 세계를 품다. 이 슬로건은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넘어 울산의 미래를 상징하는 새로운 비전이 되어야 한다. 이제 도시는 공장과 항만만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문화와 관광, 스포츠와 국제교류,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도시 브랜드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산업수도다. 이제는 산업도시를 넘어 동북아 문화관광과 스포츠산업을 연결하는 국제 플랫폼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필자는 최근 3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중국 사천성 성도(成都)를 방문했다.
첫 방문은 지난 4월, 국제생활체육협회(TAFISA) 이사 자격이었다. 당시 중국 42개 도시에 120개의 스마트스포츠파크를 건설·운영하고 있는 해피스포츠차이나개발그룹(Happy Sports China Development Group)을 찾아 중국 스포츠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한·중 협력의 잠재력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한국형 스마트풋볼장의 국내 도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안했고, 양측은 스포츠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가능성에 공감했다. 이어 5월 16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TAFISA 세계총회에서는 양측이 '한·중 스포츠문화교류 전략협약'을 체결했다. 6월 1일에 다시 성도를 방문해 공개 협약식을 개최하며 협력 의지를 공식화했다. 7월 8일부터 12일까지는 성도 인근 야안시를 다시 찾았다. 새롭게 조성된 스마트 스포츠공원 '위파크(WePark)' 개장식에 참석해 성공을 축하했고, 향후 한·중 스포츠문화교류와 스포츠산업 협력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시민 기후행동 플랫폼인 '넷제로워크(Net-Zero Walk)'의 중국 진출과 이를 위한 한·중 합작법인 설립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의견을 함께했다. 이는 단순한 앱 진출이 아니라 스포츠와 관광, 환경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국제협력 모델을 함께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불과 3개월 동안 이어진 세 차례의 만남은 단순한 친선방문이 아니었다. 스포츠를 매개로 문화와 관광을 연결하고, 디지털 플랫폼과 스포츠산업을 융합하는 새로운 협력의 출발점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국제협력의 흐름 속에서 울산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울산이 한·중 스포츠·문화·관광 도시파트너십'의 핵심 거점도시가 될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중국 사천성은 인구 8,000만 명이 넘는 거대한 경제권이며, 인구 2,100만의 성도는 중국 서부의 경제·문화·스포츠 중심도시다. 여기에 충칭을 포함한 서부경제권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새로운 시장이다.
울산 역시 태화강국가정원, 영남알프스, 대왕암공원, 간절곶, 반구대암각화 등 세계적인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라는 세계적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산업과 생태, 문화와 관광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점에서 성도와 울산은 서로 배울 점이 많다. 이제는 단순한 관광객 유치를 넘어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문화교류, 국제생활체육축제, 스마트스포츠산업, 정원문화, 청소년 교류, 기업 ESG 프로그램, 탄소중립 시민운동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부산과 울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국제관광권으로 함께 성장해야 한다. 부산의 해양관광과 국제회의 산업(MICE), 울산의 생태·산업·정원관광이 결합한다면 중국 관광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국제관광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향후 성도와 부산을 잇는 교류가 확대되고 울산이 그 협력축의 중심에 선다면 관광과 스포츠산업, 문화교류는 물론 기업 간 협력과 시민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여기에 스마트스포츠파크 조성과 넷제로워크를 활용한 국제 기후행동 캠페인이 더해진다면 울산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스포츠·환경·관광 융합도시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갖게 될 것이다.
도시의 경쟁력은 더 이상 공장 굴뚝의 높이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도시와 사람을 연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느냐가 미래를 좌우한다. 필자가 최근 성도와 야안을 오가며 확인한 것은 중국 역시 도시 간 국제협력을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울산은 더 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다.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세계를 울산으로 초대하는 국제행사다. 그리고 박람회 이후에도 울산은 정원을 매개로 세계와 연결되고, 스포츠와 문화, 관광과 기후행동으로 세계와 함께 성장하는 국제도시를 지향해야 한다.'한·중 스포츠·문화·관광 도시파트너십'은 그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울산, 정원을 걷고 세계를 품다. 이 슬로건이 단순한 박람회 구호를 넘어 울산의 새로운 도시 비전이 되기를 기대한다.
홍완식 박사·세계생활체육연맹 이사·TAFISA Korea 회장
홍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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