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우주 주권은 선언이 아닌 기술"… 달·항법·자원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그는 위성 영상의 가치가 해상도뿐 아니라 분석과 활용에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AI 기반 분석을 통해 국방, 물류,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성, 발사체, AI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우주 주권은 선언이 아닌 기술"… 달·항법·자원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민간·정부·연구기관 역할 분담 강조

김선 한화그룹 우주사업총괄 부사장은 2일 강연에서 뉴 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변화를 “정지궤도 중심 구조에서 저궤도·초저궤도 위성군 중심 구조로의 전환”으로 정의했다. [사진=박응서 기자]

우주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발사 성공 여부를 넘어 산업과 데이터 주권으로 확장되고 있다. 2일 SBS가 개최한 ‘X SPACE 포럼-우주에서 찾는 기술주권’ 첫 번째 세션 ‘대한민국 우주 개발 로드맵’에서는 발사체와 위성을 넘어 달 탐사, 위성항법, 우주자원까지 연결되는 한국형 우주 전략이 제시됐다. 민간 기업, 정부 연구기관, 과학계가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 공통된 메시지였다.

김선 한화그룹 우주사업총괄 부사장은 뉴 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변화를 “정지궤도 중심 구조에서 저궤도·초저궤도 위성군 중심 구조로의 전환”으로 정의했다. 그는 과거 통신·방송 중심의 정지궤도 위성 시대에서, 재사용 발사체 등장으로 발사 비용이 크게 낮아지며 수만 개 위성이 지구 저궤도를 채우는 시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가 우주를 기술 경쟁의 영역에서 산업 영역으로 전환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화가 주목한 영역은 기존 저궤도가 아닌 초저궤도였다. 김 부사장은 “고도 500km 저궤도에는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해 있다”며 “고도 400km 이하 초저궤도는 아직 상업 서비스가 본격화되지 않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난제가 존재하지만 시장 선점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검증된 위성 플랫폼을 활용해 빠르게 진입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위성·발사체·데이터 분석을 통합하는 사업 구조도 강조했다. 그는 위성 영상의 가치가 해상도뿐 아니라 분석과 활용에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AI 기반 분석을 통해 국방, 물류,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성, 발사체, AI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발언은 단순 제조를 넘어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방향을 보여준다.

다만 민간 주도 전략을 위해서는 정부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부사장은 “정부는 개발자가 아니라 첫 번째 고객이 되어야 한다”며 초기 수요 창출을 통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나사의 상업용 우주 프로그램 사례처럼 정부의 구매가 민간 혁신을 촉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대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KPS개발사업본부장은 우주 주권의 또 다른 축으로 위성항법 시스템을 제시했다. 그는 “우주 주권은 기술 자립, 접근 능력, 자체 운영”이라며 다누리와 누리호에 이어 KPS 구축이 마지막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누리는 2022년 발사 이후 임무를 수행하며 달 탐사 데이터 생산 능력을 입증했고, KPS는 이를 지상 산업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제시됐다.

KPS는 단순한 GPS 보완이 아니라 독자적인 국가 인프라로 설명됐다. 김 본부장은 “GPS만으로는 도심 음영지역 문제와 정밀 서비스 한계가 존재한다”며 “KPS는 미터급·센티미터급 정밀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스마트 물류, 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산업뿐 아니라 전력·통신·금융 시스템 안정성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기술 주권과 안보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했다.

달 탐사 성과도 강조됐다. 다누리는 달 극지 음영지역 촬영 등 임무를 수행하며 국제 프로젝트에서 활용되는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국의 기술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이제는 협력국으로서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이 2일 달탐사 로봇 모형과 함께 달 기지 건설과 자원 개발에 대해서 강연했다. [사진=박응서 기자]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주 자원 개발을 장기적 핵심 산업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주 자원 경쟁 시대가 시작됐다”며 달, 화성, 소행성 자원이 미래 에너지와 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의 물과 헬륨3, 소행성의 희귀금속 등은 에너지와 첨단 산업 자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우주 자원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김 연구원은 헬륨3 채굴과 소행성 자원 확보가 기술적·경제적 과제를 안고 있으며, 현재는 실증과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기대보다 단계적 기술 확보와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그는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완성된 기술이 아니면 협력할 수 없다”며 독자 기술 확보를 전제로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달 기지 건설과 자원 개발은 단일 국가가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기술 경쟁력 확보와 협력 전략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세션은 민간·정부·연구기관이 각기 다른 영역에서 역할을 맡고 있지만 모두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초저궤도 위성은 민간이, KPS는 국가가, 우주 자원은 장기 연구와 국제 협력이 각각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한국 우주 전략의 과제는 명확해 보인다. 발사 성공을 넘어 데이터 생산과 서비스, 산업화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다. 이날 발표에서 반복된 “우주 주권은 선언이 아니라 기술로 증명해야 한다”는 발언은 한국이 이제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