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한국 농구 국가 대표팀 선수가 코칭 스태프와 함께 금메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금메달이 확정되자 이현중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12년을 기다린 한국 남자농구의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함께 코트를 누빈 동료들과 홀로 한국에 건너와 대표팀을 이끈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었다.
이현중은 20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말도 안 되게 기쁘다. 무엇보다 팀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한국에서 와주신 팬들의 목소리도 정말 잘 들렸다. 힘들 때마다 힘이 됐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것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을 향한 시선이 좋지만은 않았던 만큼 이현중에게 이번 금메달이 주는 의미도 남달랐다.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을 보인 이유를 묻자 이현중은 “저는 항상 우승하면 눈물이 나오더라. 우승했을 때 그 기분이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원들이 금메달을 위해 얼마나 싸웠는지도 알고 있다”며 마줄스 감독을 언급했다.
이현중은 “무엇보다 외국인인 마줄스 감독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사단도 없이 혼자 오셔서 타지에서 생활하셨다”며 “해외에 도전하는 저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선수들과 잘 맞춰 금메달을 따냈다.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 때문에 눈물이 더 많이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한국 남자농구를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았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평가전 등에서 기복을 노출했고, 귀화 센터가 없다는 지적도 따라붙었다.
이현중 역시 그런 외부의 시선을 알고 있었다. 그는 “다들 우리가 금메달을 따기 힘들 것이라고 했고 ‘센터 없이 어떻게 하느냐’는 말도 많았다”면서도 “그래도 감독님 체제 아래에서 우리끼리 많이 맞췄다. 바깥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서로 맞춰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대회 막판에는 코트 밖 변수까지 있었다. 결승전을 앞둔 훈련 과정에서 대표팀 이동 차량 배차가 원활하지 않은 등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현중은 이를 두고 “황당했고 어이가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불편함을 경기장까지 안고 가지는 않았다.
그는 “그럴 때일수록 오히려 우리 전투력만 상승했다”며 “바깥 요인은 핑계가 될 수 없다. 그런 상황이 나올수록 흥분하지 않았고 감독님도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했다. 그런 부분이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결승전에서도 이현중은 승부처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3쿼터 들어 힘을 내며 한국이 흐름을 가져오는 데 힘을 보탰다.
이현중은 당시 마음가짐을 묻는 말에 “똑같은 생각이었다. 찬스가 나면 던지고, 팀원들을 위해 한 발 더 뛰어야겠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긴 대회를 금메달로 끝냈지만 이현중에게 쉴 시간은 많지 않다. 우승 당일만큼은 마음껏 즐길 생각이다. 그는 향후 계획을 묻자 “모르겠다. 그냥 놀아야 한다”며 웃은 뒤 “이 순간을 즐기고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는 만큼 안전하게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선은 이미 다음 도전으로 향하고 있다. 이현중은 “또 달려가야 한다. 제가 멈춘 적은 없다”며 “오늘, 내일 정도 잘 즐기고 곧바로 포틀랜드로 날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가서 열심히 준비해 제 꿈을 위해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이현중에게는 종착점이 아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여기서 안주하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고 대표팀으로서의 목표도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한국 농구가 전 세계적으로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고 흘린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이현중은 다시 자신의 다음 목표를 꺼냈다. 아시안게임 정상에 선 이현중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현동민 기자 dong77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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