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보유 비중 36.28%로 연중 최저
환율 1500원 돌파, 환차손 우려-매도세 확산
반도체·방산 순매수···삼전 실적에 리턴 기대
환율 1500원 돌파에 따른 환차손 우려로 외국인이 역대급 매도세를 보이며 코스피 비중이 연중 최저치로 하락했다. 다만 이는 단순 이탈이 아닌 반도체 등 실적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이며, 향후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수급 반전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구글Gemini로 생성
미·이란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을 돌파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을 회수하며 수급 충격이 현실화됐다. 다만 반도체 등 핵심 실적주에 대한 선택적 매수 흐름이 이어지면서 단순 이탈이 아닌 포트폴리오 재편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시선은 7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실적에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2026년 3월 코스피에서 35조748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치였던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내 외국인 보유 비중은 36.28%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점 구간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 1500원 돌파, 외국인 이탈의 직접 트리거
외국인 자금 이탈의 핵심 요인은 환율이다. 3월 2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11.4원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500원선을 넘어섰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환율이 급등했고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손 부담이 급격히 확대됐다.
환율이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상승할 경우 주가 변동이 없더라도 약 7% 수준의 환차손이 발생한다. 특히 단기 자금이나 지수 추종 자금의 경우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환율이 상승하면 기계적인 매도가 발생하는 구조다. 실제로 3월 외국인 매도 물량 상당수는 ETF와 대형주 중심으로 출회된 것으로 파악된다.
‘셀 코리아’ 아닌 리밸런싱···업종별 차별화 뚜렷
다만 수급을 세부적으로 보면 성격은 단순 이탈과 다르다. 외국인은 지수 추종 성격의 자금은 대거 회수했지만 반도체·방산·전력 인프라·저PBR 금융주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은 오히려 순매수했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가 핵심 투자 논리로 작용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되면서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방산 업종은 중동·유럽 지역 지정학 리스크 확대로 수주 증가 기대가 부각되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전력 인프라는 데이터센터와 전기화 수요 확대에 따른 구조적 성장 기대가 반영됐다. 저PBR 금융주는 밸류업 정책과 자사주 소각 기대가 투자 포인트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떠난 것이 아니라 매크로 리스크를 회피하면서 실적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수급 반전의 분수령
향후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는 삼성전자 실적이다. 7일 발표 예정인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에 대해 증권가는 영업이익 40조3000억원에서 최대 45조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되는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만 약 37조원 이상의 이익이 기대되면서 실적 모멘텀이 집중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와 서버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이 확인될 경우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대규모 매도 이후 누적된 공매도 포지션이 숏커버링으로 전환될 경우 수급 반전 강도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외국인 비중이 36%대까지 낮아진 상황에서 매수 전환이 나타날 경우 지수 상승 탄력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월 들어 외국인은 약 260억원 순매수로 전환하며 12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환율이 1400원대 중반으로 안정되고 실적이 확인될 경우 외국인 수급은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급은 이탈이 아니라 재배치에 가깝다”며 “환율 안정과 실적 확인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경우 외국인 자금은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환차손=외국인이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다. 투자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자국 통화 대비 투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실제 수익이 줄어들거나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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