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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완성도 위해 출시 늦춘다···게임업계 '지연 전략' 성공할까

카카오게임즈는 기대작 '크로노 오디세이' 출시를 작년에서 올해 4분기로 늦추며 대규모 수정 작업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5분기 연속 적자를, 신작 성과가 부족했던 넥슨게임즈는 2025년 매출 1793억원, 영업손실...

완성도 위해 출시 늦춘다···게임업계 '지연 전략' 성공할까

다작에서 선별로···개발 패러다임 ‘양→질’ 전환 가속

장기 개발·시장 포화 변수···트렌드 변화에 경쟁력 흔들

지연 아닌 결과로 평가···올해 신작 성적표가 가른다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신작 출시를 늦추더라도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선택이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올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과거 연간 다수의 신작을 출시해 흥행 확률을 높이던 방식이 주류였다면, 최근 테스트와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출시 시점을 조정하는 선별적 출시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단기 매출 확대보다 장기 서비스 안정성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우선하는 접근이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이 개발 역량 강화의 결과인지, 일정 지연을 정당화하는 명분인지에 대한 논란도 나오고 있다.

MMORPG 솔:인챈트가 4월에서 6월로 출시 일정을 조정했다. / 이미지=넷마블

◇다작에서 완성도로···개발 방식 전환 가속

넷마블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 사례다. ‘몬길: 스타다이브’는 당초 1월에서 4월로, ‘솔: 인챈트’는 4월에서 6월로 출시가 연기됐다. 사측은 난이도 밸런스 재조정, 모바일 조작 최적화, 게임 내 경제 구조 검증 등 핵심 시스템을 재설계에 시간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기대작 ‘크로노 오디세이’ 출시를 작년에서 올해 4분기로 늦추며 대규모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사전 체험에서 200만명 신청자를 확보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능 최적화와 콘텐츠 동선 개선을 진행 중이다. 단순한 일정 지연이 아니라 글로벌 이용자 기준에 맞춘 품질 보완이 핵심이다.

넥슨게임즈는 조직 차원에서 완성도 중심 개발 문화 정착을 선언했다. 주요작으로 '우치 더 웨이페어러'는 한국의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한 콘솔 신작으로 액션 연출을 결합한 넥슨게임즈의 첫 싱글플레이 패키지 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서브컬처 '프로젝트 RX', '던전앤파이터'와 '야생의 땅 듀랑고' IP를 활용한 신작 등을 개발 중이다.

'크로노오디세이'는 사전 테스트 후 4차 피드백 반영하며 올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 이미지=카카오게임즈

다만 개발 장기화에 따른 비용 부담이 현실화된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5분기 연속 적자를, 신작 성과가 부족했던 넥슨게임즈는 2025년 매출 1793억원, 영업손실 602억원을 기록했다.

완성도 중심 개발로 성과를 낸 사례는 펄어비스 ‘붉은사막’이다. 이 게임은 약 7년간의 개발 기간 동안 콘텐츠 양을 확대해 이용자들에게 오픈월드 장르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확보했다. 라이브 서비스식 운영을 통한 업데이트가 이어지면서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했다.

한 국내 게임사 개발자는 “완성도를 이유로 출시를 늦추는 선택이 자연스럽지만, 문제는 그 시간 동안 실제로 달라진 결과를 보여주는지에 달렸다”며 “개발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부에서는 익숙해지지만, 외부 시장 기준은 높아지고 변하기 때문에 그 간극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장기 개발과 시장 포화···완성도 전략의 한계

완성도를 이유로 한 출시 지연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로만 이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신작 흥행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긴 개발 주기와 포화된 시장 상황을 지목한다. 게임업계는 개발이 지연되는 동안 이용자 선호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 기획된 시스템과 콘텐츠 구조가 출시 시점에는 이미 경쟁력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기존 인기 게임들이 이용자 생태계를 선점한 상황에서 차별화 없는 콘텐츠와 기존 과금 모델로는 신규 진입 자체가 어려워졌단 분석이다.

실제로 오픈월드 수집형 RPG 장르를 표방했던 올해 신작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운드 13에서 개발하고 웹젠에서 유통했던 '드래곤소드'와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경쟁작과의 비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두 게임은 2020년 출시된 해외 개발사 호요버스의 ‘원신’과 유사한 장르로 기대 대비 낮은 반응을 얻었다.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은 원작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 팬층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지만,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는 5년이 지났지만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단 지적이 이어졌다. 글로벌 PC 플랫폼 스팀에서도 약 42% 부정적 평가를 기록하며 ‘복합적’ 등급에 머물렀다. 완성도를 이유로 출시를 연기했음에도 시장 기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했다.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 / 이미지=넷마블

◇지연의 명분과 결과···올해 성패 가른다

완성도 중심 전략은 지연 이후 결과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정이 늦어질수록 이용자 기대치는 높아지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반작용도 커진다.

올해로 출시 일정이 연기된 크래프톤의 ‘서브노티카2’ 사례는 완성도 논쟁이 경영 리스크로 확산된 경우다. 게임 완성도 부족을 둘러싸고 경영진 해임과 법적 분쟁이 발생했고, 법원은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의 해임을 인정하지 않으며 복직을 명령했다. 출시 지연의 배경이 품질 개선인지, 이해관계 충돌인지에 따라 기업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올해는 이러한 전략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이 실제 시장에 출시되며 완성도 중심 전략이 결과로 입증되는 시기다. 지연 전략이 변화를 위해 필수적인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단순 명분이었는지 판가름 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게임 품질 위주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지만, 모든 기업이 동일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일정 지연이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지, 오히려 기대를 소진시키는 요인이 될지는 신작들의 성적표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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